기자생활

김포 고촌수로에서 발견한 00권총

나는 한때 낚시를 자주 다녔다.

어느 화창한 주말을 맞아 낚싯대를 메고 김포 고촌수로에 갔다. 이날은 참게를 잡으려고 시장에서 꽁치를 사고, 참게망을 준비했다. 룰루랄라~ 고촌수로의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낚싯대를 물속에 드리우고 넣다 빼기를 반복하다가 바로 앞 바닥을 보니 커다란 말조개가 눈에 띄었다.

그걸 잡았더니 그 아래에 이상한 물체가 보였다. 꺼내서 들어보니 권총이었다. 묵직한 것이 진짜 권총같았다. 일단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낚시에 열중했다. 그날 따라 게가 입질도 많았고 잡기도 많이 잡았다.

게 잡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가 해가 졌고, 재빨리 낚싯대를 챙겨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아차!하고 ‘권총’이 떠올랐다.

다음날 월요일 점심 때 공덕에서 사정기관 직원과 시사저널 후배기자, 나 셋이서 식사를 함께 했다. 이때 어제의 권총 얘기를 꺼냈다. 진짜 같았지만 가짜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사정기관 직원의 눈빛이 달라지더니 “아니, 김포 수로는 북한과 가까운 강화하고 연결되는데 대공용의점이 있을 수 있다”며 “그걸 그냥 두고 오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뭐라 했다. 옆에 있던 후배 기자까지 거들었고, 우리 셋은 권총을 찾으러 가기로 뜻을 모았다.

만약 진짜 권총이면 사정 기관원이 저녁 때 술을 사기로 했고, 가짜면 내가 술을 내기로 했다.

우리는 서둘러 점심을 먹고 도로에 나와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김포 고촌수로로 가주세요” 얼마 후 문제의 그곳에 도착했다. 택시를 다리 위에 대기시켜 놓고, 상의를 벗어 택시 안에 놓았다. 수로로 내려가서 내가 낚시했던 지점을 찾았다. 구두와 양말을 벗고, 와이셔츠를 팔목 위까지 접어 올렸다.

물속에 들어가 권총을 찾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주변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이 보고는 의아해 했다. 덩치 큰 세 명이 흰 와이셔츠를 입고 물속을 뒤지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게 한 10분쯤 지나자 후배기자가 권총을 들어올리며 “찾았다!” 고 소리쳤다. 그는 권총을 물속에 넣고 흙과 모래를 씻어냈고, “에이 이거 가짜네”하고 말했다. 혹시나 진짜이기를 기대했던 우리들은 ‘가짜’라는 말에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저녁, 술은 내가 샀다. 후배기자와 나는 가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허탈한 웃음을 짓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