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딸 죽인 갱단 처단한 멕시코 엄마의 영화같은 복수극


멕시코의 치안은 세계 최악이다.

거대 마약 카르텔의 폭력과 잔혹한 범행으로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실종자는 매년 7만명이 발생한다. 공권력도 피해자들을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다. 범죄 후 붙잡혀 처벌을 받는 비율이 10% 정도다. 사실상 사법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 지역인 산 페르난도에는 미리암 로드리게스(여‧55)가 딸 카렌(20)과 함께 살고 있었다.

로드리게스는 미국에서 유모를 하며 돈을 번 뒤 옷 가게를 차린 평범한 엄마였다. 그러다 그녀의 삶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2014년 1월23일 딸 카렌은 차를 몰고 나갔다가 픽업 트럭을 탄 마약 카르텔(갱단)에게 납치됐다. 총기로 무장한 조직원들은 카렌의 차가 정차했을 때 그녀를 위협해 강제로 끌고 갔다.

로드리게스는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갱단 조직원들을 만나 딸을 풀어달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 조직이 딸을 데리고 있지 않다”면서도 대가를 요구했다.

카렌이 갱단에게 납치된 교차로.

얼마 후 갱단은 로드리게스에게 연락해 “딸을 살리고 싶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그녀는 갱단의 요구대로 대출까지 받아 수 천 달러를 마련해 몸값을 지불했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카렌을 살해했다.

당시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 등 범죄조직들의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해 10명의 사망자가 나와도 뉴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납치 살인이 심각했다.

로드리게스는 딸의 복수를 다짐했다.

그녀는 주변에 “나는 오늘로 죽었다. 그들(갱단)이 나를 죽여도 상관없다”고 했다. 로드리게스는 갱단 조직원이 전화로 돈을 요구할 때 누군가 ‘사마’라고 부른 것을 기억했다.

그리고 딸의 페이스북을 샅샅이 뒤져 사마라는 남성이 찍힌 사진을 발견했다. 그녀는 사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머리를 자르고 빨간색으로 염색하고 권총으로 무장했다.


또한 복지 담당 공무원으로 위장해 주변 사람들을 만나 사마와 그 주변 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약 3년간 정보 수집 활동을 했던 그녀는 분장, 위장, 잠복 등의 방법으로 범죄 조직의 뒤를 캤다.

산 페르난도시 전경
로드리게스가 갱단 조직원들을 만난 식당
로드리게스가 수집한 정보들
로드리게스가 살았던 집

이렇게 모은 정보는 경찰에 넘겼고, 이것을 바탕으로 갱단 조직원 10여 명을 검거할 수 있었다. 몇몇 조직원들은 직접 체포하기도 했다,

그녀를 도와 범인을 검거한 경찰관은 “로드리게스가 모은 범죄 조직 정보는 이전에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자세했다”며 “그녀는 정부 기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체포된 사마는 공범들 이름과 위치를 불었다. 그중엔 당시 18세였던 크리스티안 곤잘레스가 있었다. 곤잘레스는 로드리게스에게 카렌이 살해당하고 매장된 외딴 목장의 위치를 알려줬다.

그곳에선 수십 구의 시체가 발견됐고, 그중엔 딸 카렌의 소지품과 뼛조각도 있었다.

그러나 2017년 3월 시우다드 빅토리아 교도소에서 대규모 탈옥이 일어나, 로드리게스에 의해 검거된 조직원 일부도 탈옥했다. 위협을 느낀 그녀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그의 집 주변을 도는 정도에 그쳤다.


그해 5월10일 ‘어머니의 날’ 탈옥한 갱단 조직원들이 집 앞에 있던 로드리게스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영화같은 복수극은 비극으로 끝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화 ‘테이큰’을 연상케 하는 엄마의 복수극”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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