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키즈카페서 사고당한 후 친구들 살리고 떠난 5살 전소율양

전기섭씨(40대)는 2013년 결혼했다.

병원에서는 불임이라며 아기를 낳기가 힘들다고 했다. 3년 만에 기적처럼 아내가 자연 임신에 성공했고 딸 소율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건강하고 밝게 자랐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2019년 소율이는 키즈카페에 갔다가 물에 빠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심정지가 왔고 20분 만에 심장 박동은 돌아왔지만 이미 뇌 기능이 상당히 손상된 상태였다.

이때부터 코를 통해 음식을 투입하며 2년간 어렵게 버텼다. 심한 중증장애가 있던 아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증장애아 국가지원 서비스는 받지 못했다.

다행히 전씨가 근무하던 회사의 사장이 안타까운 사연을 알고는 직장을 잃지 않고 딸을 계속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전씨와 아내는 24시간 아이를 병간호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이 엄마가 2021년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됐다.

소율이의 상태도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위에 직접 튜브를 연결하는 수술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오면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소율이가 얼마 못 버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전씨는 슬픔에 잠겼다. 그때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함께 지내던 환아들이 떠올랐다.

전씨는 그냥 아이를 보내기 보다는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아이들이라도 살리자고 마음먹었다. 의료진에게도 이런 뜻을 전달했다.

10월28일 서울대병원에서 소율이의 심장과 좌우신장을 적출해 또래들에게 이식됐다. 5살 소율이는 3명을 살린 후 하늘에 있는 엄마 곁으로 떠났다.

아버지 전씨는 “이대로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은 소율이의 심장도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하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측은 “소율이 사연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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