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명문대 출신’과 성관계로 정자 기증받고 가짜에 속은 여성


일본 도쿄에 사는 A씨(여·30대)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첫 아이를 낳았다. 부부는 둘째를 원했지만, 남편에게 유전성 난치병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다른 사람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자 기증자를 찾았다.

단 ‘도쿄대를 졸업한 남편과 비슷한 학력에 배우자가 없는 일본 국적자’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 내용을 본 15명의 남성들이 A씨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냈고, 이중 5명과 직접 면담을 진행했다.

A씨는 20대에 대기업 금융기관에 재직 중이며 교토대를 졸업했다는 남성 B씨를 정자 기증자로 낙점했다. A씨는 B씨와 직접 면담을 하며 가족의 병력을 비롯해 대입 학원은 다녔는지, 노력형인지 천재형인지 등도 물었다. 그리고 재차 교토대 졸업자인지 물었고 B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신 대기업 사원증을 보여줬다. A씨는 틀림없이 조건이 맞다고 생각하고 B씨로부터 정자 기증을 받기로 결정한다.


A씨는 임신하기 쉬운 날을 골라 B씨와 10여 차례 성관계를 맺었고, 아이를 갖는데 성공한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다. 그러나 뜻밖의 상황이 전개된다. 임신 후반기에 이르렀을 때 B씨의 정체가 드러난 것이다.

그는 일본 국적이 아닌 중국 국적자였고, 미혼이 아니라 기혼자였다. 또한 대학도 교토대가 아닌 다른 국립대를 졸업했다.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계획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낙태 가능한 시기가 지난 때였다. A씨는 아이를 출산했으나 정신적인 충격 등으로 불면에 시달렸다.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되자 도쿄도의 아동복지시설에 맡겼다.

B씨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A씨는 그를 상대로 3억3200만엔(약 34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정자 제공을 둘러싸고 나와 똑같은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된다”며 “남성이 성적 쾌락을 목적으로 허위 정보를 전했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일본에서 매년 약 1만 명의 아이들이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나며, 이에 따라 SNS를 통해 개인 간 정자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SNS 간의 거래는 국가의 규제가 불가능해서 상당한 위험이 수반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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