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온 딸로 변장’ 탈옥 시도한 브라질 갱단 두목의 최후
남미 브라질은 크고 작은 ‘갱단’으로 넘쳐난다. 유명 갱단 중에는 조직원이 3만 명 이상으로 군대 수준이다. 이들은 수시로 경쟁 갱단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여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브라질의 감옥에는 갱단의 조직원들이 초만원을 이뤄 몸살이다. 시시때때로 폭동을 일으키고 총격전을 벌이는 등 교도소 안에서도 골칫거리다.
리우데자네이루는 1763년에서 1960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으며 상파울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세계 3대 미항(美港)의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갱단인 ‘레드 커맨드’는 악명 높은 범죄 조직 중 하나다.
이 갱단의 두목은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다. 그는 경찰에 검거돼 리우데자네이루 서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다 시우바는 평소 교도관들에게 ‘난쟁이’라고 불릴 만큼 키가 작고 몸집이 왜소하다.
2019년 8월4일 시우바의 딸(19세)이 교도소에 면회를 왔다. 그는 이때 탈옥을 시도한다. 딸의 모습으로 변장하기 위해 소녀 얼굴 가면과 긴머리 가발, 스키니 진 바지, 핑크색 캐릭터 티셔츠를 입었다. 누가 보면 영락없는 10대 여성의 모습이다.
시우바는 딸을 교도소 안에 남겨둔 채 자신이 딸인 것처럼 위장하고 정문을 걸어 나갔다. 이제 이곳만 통과하면 탈옥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정문을 지키는 교도관에게 시우바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다.
몸을 심하게 떨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교도관은 시우바를 불러 세우고 자세히 살펴봤다. 결국 변장한 것이 탄로나 교도소 정문을 빠져나가는데 실패했다.
교도소 측은 탈옥 시도 당시 시우바가 사용한 소녀 얼굴 가면과 긴머리 가발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가 가면과 옷을 벗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언론에 배포했다.
하마터먼 희대의 탈옥으로 기록될 뻔한 사건이었다.

브라질 교정 당국은 시우바를 삼엄한 보안시설을 갖춘 독방으로 이감했다. 하지만 이틀 후 그는 감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당국은 그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시우바의 죽음은 수감자 과다 수용과 열악한 시설, 범죄조직 간 세력다툼 등으로 악명 높은 브라질 교도소에서 일주일여 만에 다시 발생한 ‘굴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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