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재혼녀 조카 성폭행’ 뒤 집행유예 받고 또 강간한 남성


A양(18)은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해 서울의 이모 B씨(45)와 외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B씨에게는 교제하던 이혼남 오아무개씨(39)가 있었다.

2010년 6월 오씨는 당시 12살이던 A양을 성폭행했다. A양이 경찰에 신고하자 B씨와 외할머니는 “조용히 덮자”며 합의서를 쓰게 했다. A양은 거역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오씨는 그해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오씨는 얼마 후 B씨와 재혼했다. A양의 진짜 이모부가 된 오씨, 하지만 오씨의 범행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5년이 지난 후 A양이 고등학생이 되자 또다시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2015년 3월6일 오후 5시쯤 오씨는 “다 같이 외식을 하자”며 B씨와 함께 A양 하굣길에 마중을 나갔다. 오씨는 A양에게 “가방을 집에 두고 가자”고 말하고 차를 자택으로 돌렸다. A양이 집에 올라가자 “화장실이 급하다”며 뒤따라 간 후 성폭행했다. 당시 이모 B씨는 집 밖 차안에 있었다.


A양은 3∼4월에 총 네 차례 오씨에게 겁탈 당했다. 이모 B씨는 오씨에게 경제적으로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다. A양과 B씨는 이 사실 때문에 신고를 망설였다. 상습적으로 이모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A양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A양은 그냥 넘어가면 계속 성폭행을 당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컸다. 결국 4월에 경찰서를 찾아가 오씨를 신고했다. 8월에는 임신 사실을 알게 돼 낙태수술까지 받았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오씨와 B씨는 형사처벌과 결혼 생활 파탄을 두려워했다. A양의 어머니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셋은 함께 죽기로 했다. 4월30일 농약 2병을 사서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로 향했다. 다음날 새벽 셋은 차 안에서 농약을 나눠 마셨다.

하지만 A양이 전날 “이모 부부가 자살을 하러 나간 것 같다”고 신고했고, 경찰이 추적에 나서면서 이들은 고속도로 순찰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오씨는 성폭행 혐의로, 이모 B씨는 아무 상관없는 언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뻔한 혐의(자살방조)로 기소됐다.


검찰은 오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그런데 선고기일 전날 A양은 “이모 부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압력이 있었음을 짐작할 만하다.

A양의 변호인은 “A양이 6년 전처럼 B씨와 외할머니에게 또 합의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합의서를 선고 참작 요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2016년 2월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개인정보 공개·고지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2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가 처벌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네 차례나 범행을 저질러 임신에 이르게 했다”면서 “피해자가 엄청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았음에도 피고인은 참회하는 태도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에게는 “남편의 범행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언니의 자살을 방조한 죄는 가볍지 않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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