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강남 초등학생 김태희군 실종사건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홍문‧박복순씨 부부는 실종된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1988년 4월23일 토요일, 당시 초등학생(특수학교) 5학년이던 김태희군(15)이 행방불명됐다. 보건소 간호사였던 엄마 박씨가 오후 3시쯤 퇴근 후 잠시 외출을 준비하고 있을 때 아들 태희는 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런데 3시간이 지난 오후 6시쯤 집에 와 보니 태희가 온데 간데 없었다.

김씨 부부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태희는 지적장애(3급)가 있었다. 출산할 때 병원 측의 문제로 장애를 안고 세상에 나왔다.

밥을 먹고 싶어도 밥 좀 달라는 말도 못했고 혼자서는 제대로 밥도 먹지 못했다. 누군가 늘 옆에서 밥을 떠먹여 줬어야 했다. 때로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바지와 이불에 실수할 때도 있었다.

다급했던 김씨 부부는 평소 아들이 가던 오락실과 문방구를 찾아갔고, 골목길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아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실종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서울역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 중에 있을지 몰라 일일이 얼굴을 확인하고 다녔다.

전국의 장애인시설, 보육원 등을 찾아갔다. 태희와 비슷한 아이를 봤다는 제보가 있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갔다. ‘혹시나’ 하고 찾아가면 헛걸음치기 일쑤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그래도 김씨 부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언젠가는 아들을 꼭 찾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태희는 눈썹이 짙고 속눈썹이 많다. 시력이 좋지 않아 사물을 볼 때 지긋이 보는 특징이 있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범죄 관련성 높다
태희가 집안에서 납치됐을 가능성은 낮다. 집 밖에는 스스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태희가 실종된 시간은 엄마 박씨가 외출했던 오후 3시~6시 사이다. 당시 토요일 대낮인데다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시기다. 지적 장애를 가진 태희가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면 분명 본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부모가 전단지를 돌리고 현수막을 내걸고, 방송에도 나가서 찾았지만 태희를 봤다는 목격자는 나오지 않았다. 부모가 전국 장애인 시설 등을 샅샅이 찾았지만 어디에도 흔적이 없는 것도 범죄 관련성을 높게 한다.
태희는 누군가 차량을 이용해 납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만해도 승합차 등을 이용한 인신매매가 횡행하던 시기였다.

2.’돈’을 요구하는 전화 없었다
태희가 범죄에 연루됐다면 범인은 분명한 목적이 있다. 하지만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는 없었다. 태희가 전화번호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전단지와 현수막에 연락처가 있었기 때문에 범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연락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지적장애가 있는 15세 아이를 양육을 위해 데려갔다고 보기도 힘들다. 범인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3.어디에 있을까
현재 태희의 생사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다만, 어딘가에 살아 있어서 부모와 꼭 만나기를 기원할 뿐이다. 노 부부도 언젠가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과 애타는 그리움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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