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생일파티 후 살해된 재미 한인 김치사업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던 ‘매튜 최’는 오리건대에서 경영학과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2011년 어머니와 함께 거주 지역에서 ‘최가네 김치'(Choi’s Kimchi)를 설립, 김치사업을 시작했다. 최씨는 집에서 담그고 포장한 김치를 현지 파머스마켓에 선보이며 점차 사업규모를 확장했다.

현재 ‘최씨네 김치’는 뉴시즌스마켓과 홀푸드마켓 등 주요 마트 체인의 북서부 지역 110여 매장에 진출했다. 이 업체의 백김치는 2016년 미국 ‘굿 푸드 어워즈’의 절임채소 부문에서 수상했고, 양념김치는 미국 전역에 판매되고 있다. 최씨는 한인들 사이에서 ‘김치 전도사’로 통했다.

2020년 10월24일 최씨는 여자친구 A씨, 친구 등과 집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다. 파티가 끝난 뒤 최씨는 거실 소파에서, A씨는 침실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새벽 2시쯤, 최씨의 여자친구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그리고 괴한이 욕실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최씨를 깨웠고, 그가 욕실을 살피러 간 다음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괴한이 흉기를 휘두르며 A씨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 순간 이미 치명상을 입은 최씨가 마지막 힘을 다해 괴한을 붙잡고 함께 쓰러졌다. 괴한이 도망치자 A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향년 33세.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검은색 옷을 입고 파란색 마스크를 쓴 보통 체격의 흑인 남성을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아파트 보안 시스템상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장소라 범인이 면식범이거나 같은 아파트 거주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예상대로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앨런 코(30)를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확인됐다. 코는 살인을 추궁하는 수사관 앞에서 침을 뱉기도 했다.

조사결과 코는 다른 지역에서 살다 8개월 전 이 아파트로 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등을 갖고 있으나 최근에는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영양 지원)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었다.


사건 열흘 전에는 다른 아파트 주민의 집에 침입해 신분증(사회보장카드)을 훔쳤고, 최씨를 살해한 지 6일 뒤에는 거리에서 자동차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 체포 후 최씨 유족은 성명을 내고 범인을 체포한 경찰당국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족은 “우리 마음과 공동체에 생긴 구멍을 메우지는 못할 것이지만, 정의와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며 “우리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지만, 이 비극에 매몰되지 않고 하루하루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가네 김치’ 공식 홈페이지에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이 게시됐다.

회사 측은 “우리는 매트의 삶이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엄마가 해준 김치를 굉장히 좋아했고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을 사랑했다”며 “회사에 그의 열정과 헌신이 없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트는 주말에도 항상 부스에 나와 김치를 팔았고 금요일 저녁에는 재료 손질을 했다. 그에게 김치는 단순히 일이 아니었다. 열정과 가족, 문화가 모두 담긴 것”이라며 “우리는 그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놀라웠다. 매트의 따뜻한 마음씨, 재치있는 유머, 너그러운 인성,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한 열정 등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치전도사로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의 허망한 죽음에 한인 사회는 물론 포틀랜드 지역 사회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현지 검찰은 코를 1급 살인과 1급 살인미수, 강도, 불법무기 사용 등 8건의 혐의로 유죄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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