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 후 ‘7명 살리고’ 떠난 천사 여고생 박민지양
충북 제천 디지털전자고등학교에는 2학년생인 박민지양(17)이 있었다.
박양은 세 살 때 어머니를 잃고 할머니(77)와 남동생(15), 선천성 소아마비 장애인인 아버지(50)와 함께 살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 지원을 받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와 지역 장애인시설을 찾아가 꾸준한 봉사활동도 했다.
그러던 2010년 1월6일 오후 집에 있던 박양은 두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아빠, 내가 이렇게 아프면 안되는데…, 아빠한테 너무 미안한데…”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의식불명에 빠졌다.
4년 전 ‘뇌혈관 기형’이란 희귀병으로 2차례 큰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이게 재발한 것이었다.
이틀 뒤 의료진은 의식을 회복하기 힘들다며 ‘뇌사판정’을 내렸다. 박양의 아버지는 아내를 뇌종양으로 보낸 후 딸까지 뇌 질환으로 뇌사에 빠지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자 깊은 고민에 빠졌고, 결국 다른 사람의 몸에서 계속 살아있기를 바라며 장기기증을 결정한다. 의료진은 박양의 몸에서 신장, 각막, 간 등을 적출해 불치병 환자에게 이식했다.

이로써 박양은 죽음을 앞에 둔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박양의 담임교사는 “민지와의 이별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되길 원해서 아버지께서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민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장기이식을 받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양의 마지막 길에는 가족, 친구, 학교 관계자 등이 배웅했다. 제천의 화장장에서 한줌의 재가 된 박양의 유해는 엄마의 산소에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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