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3살 아들 개목줄 채워 죽게 한 ‘대구 현준이 사건’


대구광역시 달서구 월성동의 한 아파트에는 박현준군(3)이 살고 있었다.

친모는 박군을 낳은 뒤 가출했고, 일 년 만인 2015년 남편과 합의 이혼했다. 부부의 파탄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현준이 친모는 고등학교 다닐 때인 2013년 친부를 만나 관계를 갖고 임신했다.

당시 나이 18살 이었다. 일 년 뒤인 2014년 5월29일 현준이가 태어났다. 친모와 친부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해서 법적 부부가 됐다. 그리고 몇 달 뒤 친부는 다른 여성을 만나 외도했고, 이런 사실을 친모가 알게 되면서 이혼했다.

친부(22‧무직)는 계모(22)와 재혼한 후 딸을 낳았다. 박군은 친부와 계모 그리고 이복여동생과 함께 살게 됐다. 친부와 계모는 현준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했다.

집안을 어지럽힌다며 플라스틱 빗자루나 쓰레받기 등으로 때리고 제대로 음식을 먹이지도 않았다. 아이의 몸에 혹이 나고 피부가 찢어졌지만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다.


심지어 침대를 어지르고 보기 싫다는 이유로 목에 애완견용 목줄을 채워 작은 방 침대 기둥에 묶어 가뒀다. 친부와 계모는 어린 현준이를 마치 죄수 다루듯 했고, 아이는 감옥 같은 생활을 해야만 했다.

2017년 5월27일 부부는 현준이를 혼자 집에 남겨놓고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7월9일에는 목에 개목줄을 채워 컴컴한 방 침대에 묶어놓았다. 음식을 먹이지도 않고 방에 방치했다. 아무도 현준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7월11일 계모의 사촌여동생이 놀러오자 세 사람은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

12일 오후 2시쯤 현준이를 가둔 뒤 3일 만에 계모가 작은 방에 들어갔다.

현준이가 심상치 않았다. 개 목줄을 한 채 침대에 엎드려 축 늘어져 있었다. 이때는 이미 사망한 지 8시간이 지난 뒤였다. 계모는 현준이 목에 있던 목줄을 풀고 나서 119에 전화했다. 다급한 척 “아기가 침대 밑줄에 걸려 숨졌다. 무서워서 지금 신고한다”고 말했다.

119구급대가 경찰과 함께 아파트에 가보니 차마 눈뜨고 못 볼 정도였다. 침대 곳곳에서는 핏자국이 있었고, 아이의 몸 전체에도 상처가 있었다. 턱에는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현준이는 잠이 들었거나 놀던 중 침대에서 떨어지며 목이 졸린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사망원인은 ‘경추압박 질식사’였다. 아이는 개목줄에 목이 걸려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질식해 죽어갔던 것이다. 이들은 경찰에서 “평소에 아이가 침대를 많이 어질러 놓아서 목줄을 채워놓았다”고 진술했다.

사망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10.1kg으로 생후 3.5세 남아의 표준 체중 14.9kg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키도 또래 아이들보다 작은 85cm 정도였다. 친부와 계모는 사망 한 달 전부터는 하루 한 끼만 먹였다고 진술했다. 또 태어난 지 7개월 무렵부터 숨지기 전까지 필수 예방접종과 영유아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친부와 계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부부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집안을 어지르고 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학대를 일삼고 개 목줄에 묶었다. 피해자는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경추압박 질식사했다. 법이 보호하는 최고 가치인 생명을 침해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이들에게 각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도 이수토록 명령했다.


부부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원심과 같은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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