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저링’ 실화 사건 ‘해리스빌’의 저주
1970년 겨울,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해리스빌의 한 전원주택에 페론 가족이 이사를 온다.
페론 부부와 다섯 딸들은 이 집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어린 딸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2층 집에 너른 앞마당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사 온 첫날부터 집안에서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딸들의 발을 잡아 당기거나 옷장에서 정체 모를 여인의 형체가 보이기도 했다. 딸들은 자기 방에 누군가가 있다고 말했다.
페론은 딸들의 말을 듣고 2층 방 구석구석을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부부는 아이들이 악몽을 꾸고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아침, 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죽은 채 발견되고, 집안 곳곳에서는 고기가 썩는 듯한 기묘한 냄새가 풍겼다. 집안의 시계는 모두 3시7분에 멈춰져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자 페론 부부는 웬지 모를 섬득한 기분에 휩싸였다.
급기야 부부에게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페론은 지하실에 갔다가 여자 유령을 목격했고, 아내 캐롤린의 팔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상처가 나 있었다.

페론 부부 앞에 나타난 괴이한 형체의 여인은 검은 구멍이 뚫린 듯한 두 눈에 오래전에 유행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또한 여인은 매일 새벽 3시7분에 나타났는데, 그때마다 집안 곳곳에서는 괴상한 울음소리가 흐르고 물건들이 떨어지거나 스스로 깨졌다.
결국 페론 가족은 2층과 지하실을 폐쇄하고 거실에서 온 가족이 함께 생활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에 휩싸인 이들은 초자연현상 전문가에게 집안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을 의뢰한다.
물건이나 사람에게 깃든 악령을 퇴치하는 일을 하는 워렌 부부였다. 워렌은 전직 경찰관 출신으로 뉴 잉글랜드심령연구협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초자연적인 수사로 명성을 얻었다.
페론의 집을 방문한 워렌은 “이 집을 살 때 집 주인에게 이상한 얘기를 들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페론은 “밤에는 반드시 불을 켜 놓고 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농담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워렌은 ”내가 반드시 그 유령의 정체를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후 다시 페론의 집을 찾은 워렌은 집안 곳곳에 사진기와 녹음기를 설치하고 여인의 정체 확인에 나선다.
그러던 중 1885년 당시 이 집에 살았던 아놀드 가족의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사진 속에는 아놀드 가족이 아닌 한 여인이 찍혀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페론 가족을 공포에 떨게 한 유령이었다.
그녀는 이 집에 살았던 밧세바 셔먼으로 확인됐다.
워렌은 추가로 이 여인에 대해 조사했고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밧세바는 이 사진에 찍히기 3개월 전에 이미 사망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죽은 사람인 밧세바는 어떻게 아놀드 가족의 사진에 찍혔던 것일까. 그리고 대체 왜 페론 가족에게 나타난 것일까.

원래 밧세바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녀는 1812년 이 지역에서 태어났으며, 1844년 결혼해 이 집으로 이사했다. 이후 세 명의 아기를 낳았는데, 모두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하고 만다.
밧세바는 죽은 아기들을 집 앞 나무 밑에 묻었는데, 이때부터 이상한 소문에 휘말린다. 마녀인 밧세바가 악마에게 바칠 제물로 아기들을 죽였다는 것이었다.
1863년 밧세바는 사람들에게 끌려가 마녀재판을 받게 된다. 그녀는 억울함을 호소했고 무혐의로 풀려난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밧세바를 마녀라고 의심했다. 얼마 후 밧세바는 마을 사람들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의 시신은 마을 외곽의 공동묘지에 묻혔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비석을 두 동강 내고 무덤을 훼손했다. 이후 밧세바는 이 집에 살았던 가족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페론 가족 뿐 아니라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 모두 밧세바를 목격했던 것이다.

밧세바는 자신이 사망한 시각인 새벽 3시7분에 사망 당시의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그 후에도 이 집에 이사 온 가족들마다 자살을 하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았으며, 남은 가족들은 집을 버리고 도망치듯 떠났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페론 부부는 원한에 사로잡힌 밧세바의 유령을 떠나보내는 의식을 치렀고, 그 후 다른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 뒤로 페론 가족에게는 더 이상 밧세바의 유령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 집은 미국 최악의 흉가로 손꼽히며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페론 가족이 이 집에서 겪은 끔찍한 일은 2013년 첫째 딸 안드레아 페론이 책(어둠의 집, 빛의 집, House of Darkness House of Light)으로 펴내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같은해 이 책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컨저링>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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