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과천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


경기도 과천에는 서울대공원이 위치해 있다.

2018년 8월19일 오전 관리사무소 직원 A씨는 공원 순찰에 나섰다.

9시40분쯤, A씨는 장미의 언덕 주차장과 청계산 입구 인근 도로를 살펴보다 주변 수풀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다. 가까이 가보니 대형 비닐봉투 2개가 놓여있었는데, 다가가자 악취가 진동했다.

A씨는 조심스럽게 비닐 봉투를 열었더니 그 안에는 토막 난 시신 일부가 들어있었다. 그는 기겁하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과천경찰서 과학수사반과 형사대가 출동해보니 비닐봉투 2개에는 각각 담요에 싸인 몸통과 다리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인근지역을 샅샅이 수색했다. 그리고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2~3m 떨어진 곳에서 머리가 들어있던 검은 비닐봉지 하나를 추가로 찾아냈다.

시신은 상당히 부패한 상태였다. 성인 남성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반바지 차림이었지만 신분증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행히 손이 훼손되지 않아 지문 채취가 가능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차리고 수사에 돌입했다. 지문감식을 통해 피해자가 경기도 안양에 주소를 둔 안아무개씨(51)라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안씨의 행적과 주변 인물, 시신 발견 현장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됐다.


경찰이 안씨의 주소지를 찾아갔으나 이곳은 그가 수년 전에 일했던 식당이었고, 실제 주소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안씨는 오래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냈고 경기도 일대에서 거처를 자주 옮긴 데다 일정한 직업도 없었다.

경찰은 안씨의 통신조회를 통해 그가 8월10일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살해된 시점도 이때쯤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탐문 끝에 안씨가 다녀간 노래방을 확인했다. 경찰은 서울대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범인은 안씨를 살해하고 토막 낸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 차량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다 노래방 주변에 세워졌던 쏘렌토 차량이 찍힌 것을 확인했다. 차적 조회를 해보니 노래방 주인 변경석(34)이 명의자로 나왔다. 경찰은 노래방 인근 CCTV를 통해 변씨가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대형비닐봉지를 노래방에서 들고 나와 차량에 싣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이 노래방에 들이닥쳤으나 한 발 늦었다. 이미 영업을 중지한 상태였고 변씨는 차량을 타고 도주하고 없었다. 경찰은 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

변씨의 차량 위치추적을 통해 그가 서해안 고속도로로 도주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그리고 도주 4시간 만인 오후 4시쯤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산휴게소에서 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변씨를 과천 경찰서로 압송해 범행 동기를 조사했다. 변씨는 8월10일 새벽 1시15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에 찾아온 손님 안씨와 시비가 붙었다.


노래방 도우미 교체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안씨가 “도우미 제공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카운터 위에 있던 흉기로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했다.

범행 후 노래방 안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40분쯤 과천 서울대공원 인근 수풀에 유기했다. 유기 장소에 대해서는 “포털사이트를 검색해서 공원 인근에 풀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후 실행에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후 노래방 안에서 열흘 넘게 은둔 생활을 해 오던 변씨는 21일 정오쯤 노래방을 떠나 서해안 고속도로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변씨를 살인 및 사체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변씨의 얼굴과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변씨는 검찰에 송치되면서 기자들이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못했습니다”라며 울먹였다.

검찰은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사체를 유기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법원은 징역 20년과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시신 훼손 등의 잔혹한 범행은 피해자와 다툼이 있었더라도 합리화할 수 없다”면서 “범행 증거를 인멸할 목적으로 시신을 비닐에 담아 유기하는 등 방법이 잔인해 그 죄책에 해당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다소 우발적인 범행 경위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이 가진 내제적 악성의 발현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교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요청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피고인의 성장 과정이나 처벌전력을 볼 때 폭력적 성향이 있다고 보이지 않아 재범 위험성을 인정할 중대한 이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