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변사체로 발견된 삼남매
멕시코의 치안은 세계 최악이다.
거대 마약 카르텔의 폭력과 잔혹한 범행으로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멕시코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만 1만7천493명이 피살됐다. 이는 멕시코 인구 10만 명당 13.7명꼴이다. 실종자는 매년 7만명이 발생한다.
공권력도 피해자들을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다. 범죄 후 붙잡혀 처벌을 받는 비율이 10% 정도다. 사실상 사법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5월7일 밤 10시40분쯤, 멕시코 할리스코주 산안드레스에 사는 삼남매가 납치됐다.
최소 8명 이상의 무장괴한들은 민간주택에 침입해 루이스 앙헬(32), 호세 알베르토(29), 아나 카렌(24)을 끌고 갔다. 복면을 쓴 괴한들은 이들을 끌어낸 후 승합차에 태운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괴한들이 침입했을 때 알베르토는 학교 과제를 하고 있었고, 앙헬은 설거지를, 카렌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지만 삼남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사흘 후 이들은 납치된 자택에서 약 60km 떨어진 지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이들의 시신은 천으로 덮여 있었다. 현장에는 납치범들이 담요에 남긴 경고문이 있었다.
여기에는 “더 이상 사복 수사관들을 보내지 말라. 또 수사관들을 보내면 이런 꼴을 당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검찰은 범행 수법 등을 종합해 범죄 카르텔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들 조직이 삼남매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발견된 메시지로 볼 때 범죄 카르텔이 삼남매를 사복 경찰로 오인하고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수사 당국에 따르면 삼남매는 수사기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각자 개인사업과 직장생활을 하거나 대학에 다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삼남매가 끌려갈 때 함께 집에 있던 다른 가족들에 따르면 괴한 중 1명의 옷에는 ‘CJNG’라는 이니셜이 부착돼 있었다. CJNG는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의 약자다.
한편 피살된 호세 알베르토가 재학 중이던 과달라하라 대학의 학생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학 측은 “또 다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무고한 삼남매의 죽음을 애도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