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안전사고

아파트 9층서 요가하다 추락해 뼈 110개 골절된 여성의 기적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의 대표적인 부촌 도시, 산 페드로 가르자 가르시아. 이곳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2019년 8월,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믿기 힘든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현지의 유명 기업인 알베르토 테라사스 세이페르트의 딸이자 영양학을 전공하던 23세 대학생 알렉사 테라사스(Alexa Terrazas)다. 평소 활달하고 도전적인 성격이었던 그녀는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로 주변에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빠져 있던 취미는 평범한 이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알렉사는 높은 곳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익스트림 요가’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녀가 선택한 수행 공간은 다름 아닌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9층의 발코니였다.

그녀는 요가 복장을 한 채 아찔한 높이의 발코니 난간에 매달리거나, 난간 하나에만 의지해 중심을 잡는 등 위험천만한 포즈를 취하곤 했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려는 듯, 허리와 구부러진 다리의 무게만으로 난간 너머 허공에 몸을 지탱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였다. 그러나 알렉사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간에 거꾸로 매달린 극한의 상황에서 셀카를 찍으며 여유를 만끽했다. 위험을 즐기는 그녀의 SNS 사진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매번 화제를 모았다.

그러던 어느 날, 비극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발코니로 나선 알렉사는 난간을 붙잡고 몸을 완전히 뒤집는 초고난도 요가 자세를 취했다. 손놀림과 발놀림은 익숙했고, 마치 서커스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정교해 보였다. 바로 그 순간, 찰나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미세하게 균형이 무너지면서 그녀의 손이 난간에서 미끄러진 것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처럼, 수백 번 연습했던 익숙한 동작이었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알렉사는 그대로 25m 아래의 아파트 주차장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알렉사가 추락한 아파트(왼쪽)와 건강할 때의 모습(오른쪽).

인간 몸의 뼈 절반 이상이 바스러진 11시간의 대수술

추락 직후 상황은 심각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될 당시 알렉사는 희미한 숨만 겨우 몰아쉬는 코마 상태였다. 현지 의료진은 환자의 생체 징후를 안정시킨 뒤 정확한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전신 엑스레이(X-ray) 및 CT 촬영을 진행했다. 그리고 결과를 확인한 담당 의사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뼈는 총 206개다. 그런데 알렉사의 몸에서 골절이 확인된 뼈의 개수는 절반이 넘는 무려 110군데에 달했다. 양쪽 팔과 다리의 장골(긴 뼈)들은 수수깡처럼 부러졌고, 척추를 지탱하는 요추와 골반 뼈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각나 있었다. 게다가 두개골과 갈비뼈까지 함몰되어 장기를 찌를 위험이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의학적으로 이 정도의 전신 다발성 골절은 추락 당시의 충격이 신체 모든 부위에 고스란히 전달되었음을 의미하며, 대량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사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위급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즉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각 분야의 전문의들이 대거 투입되어 부러진 뼈들을 맞추고 고정하는 대수술을 시작했다. 조각난 골반과 사지에 금속판과 나사를 박아 넣는 고난도의 정밀 수술이 이어졌고, 수술실의 불은 11시간이 지난 후에야 꺼졌다.
겨우 고비를 넘겼지만 끝이 아니었다. 수술 직후 밀려올 극심한 통증과 뇌압 상승을 막기 위해, 병원 측은 알렉사를 2주 동안 약물 유도 혼수(수면) 상태로 유지시키며 집중 치료를 이어갔다.

사건을 조사한 누에보레온주 검찰청은 혹시 모를 타살 의혹이나 건축물 결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발코니를 정밀 감식했다. 그러나 난간의 높이나 강도 등 구조적인 결함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사고의 원인은 난간에서의 무리한 요가 동작으로 인한 단순 실족사고로 결론지어졌다.

“평생 못 걸을 것” 의학계 비관론 비웃은 기적의 재활

당시 담당 의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절망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환자가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으나 뼈의 손상이 너무 심각하다”라며 “최소 몇 년간은 걷지 못할 것이며, 설령 기적처럼 다시 걷게 된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의학적으로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런 사실은 알렉사가 추락하기 불과 몇 분 전에 친구가 촬영한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 속에서 그녀는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이 사진은 무모한 SNS 인증샷 문화가 초래한 끔찍한 경고장으로 통용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의사들의 비관적인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알렉사는 또 한 번의 기적을 써 내려갔다. 수십 차례의 추가 재건 수술과 뼈를 깎는 고통의 재활 치료를 견뎌낸 그녀는, 사고 발생 약 3개월 만에 도움 없이 스스로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리고 사고 후 약 1년이 지났을 무렵, 알렉사는 마침내 오랜 재활 끝에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스스로 걷는 데 성공했다. 영구 장애가 남을 것이라는 의학계의 확언을 정신력과 현대 의학의 힘으로 극복해 낸 것이다. 현재 그녀는 큰 후유증 없이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자신의 SNS를 통해 “두 번째 삶을 선물해 준 의료진과 헌혈해 준 수많은 시민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고 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