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 동시 성전환 ‘자매가 된 형제’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사는 마일라 피비 데 헤젠지와 소피아 알버커크는 일란성 쌍둥이다.
20대인 형제는 어릴 적부터 자신들을 여성으로 인식했다. 외모는 남성이었지만 성적 정체성은 여성 지향성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마일라는 자신을 세 살 때부터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나를 소녀로 만들어 달라”고 신께 기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쌍둥이는 청소년기에 잦은 괴롭힘과 성희롱에 시달렸다.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구석은 가족이었다. 마일라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때마다 집으로 달려가 엄마 품에 안겼다”면서 “엄마는 암사자처럼 우릴 맹렬히 보호했다”고 말했다.
쌍둥이 형제는 더 늦기 전에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브라질 내 성전환 수술은 2011년부터 보건 당국이 직접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공립병원도 5개뿐이고 대기자 명단도 길어 쌍둥이는 처음에 태국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으려 했다. 미리 심리 상담과 호르몬 치료도 병행했다.
그러다 2015년 문을 연 블루메나우시 트랜스젠더 센터를 통해 수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족들도 적극 도왔다. 쌍둥이의 할아버지는 집을 팔아서 수술비 10만 헤알(약 2천51만원)을 마련했다.


드디어 2021년 2월11일부터 남부 블루메나우시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하루 간격으로 진행된 성전환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형제는 5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자매’로 거듭났다.
쌍둥이가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어머니 마라 루시아 다 실바는 “이제야 안심이 된다”면서 “쌍둥이를 아들로 여긴 적 이 없다. 나에게 쌍둥이는 언제나 딸이었다”고 말했다.
여자가 된 자신들의 모습을 본 쌍둥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마일라는 “여자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너무 오랜 시간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이제 존중받길 원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수술을 담당한 호세 카를로스 마르틴스 박사는 “출생 당시 남성이었던 일란성 쌍둥이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여성 일란성 쌍둥이가 남성으로 성전환한 적은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파울루에서 토목 공학을 공부 중인 동생 소피아는 “우리는 세계에서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 혐오)’가 가장 심한 나라에 살고 있다”며 “사람들이 우리도 인간이라는 걸 알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 트랜스젠더-여장남성 전국연합(ANTRA)에 따르면 2020년에만 브라질에서 살해된 트랜스젠더는 17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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