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아내 외도 의심한 경찰관의 전처 살인사건
경기도 용인의 한 파출소에 근무하던 A경위(54)는 2015년 8월 아내 B씨(49)와 합의 이혼했다. A경위의 외도를 의심한 B씨가 이런 사실을 직장에 알리면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재산 분할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아파트 등 주택 2채가 있었는데 모두 아내 B씨 명의로 돼 있었다. 두 사람은 이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었다. 이로 인해 남남이 됐는데도 원래 살던 화성 동탄신도시의 아파트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었다.
A경위는 2019년 6월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연가를 냈다. 6월24일 오후 부터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전처 B씨와 대화하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 재산분할 문제로 시작돼 B씨의 외도를 의심하는 문제로까지 불거졌다. A경위가 이를 추궁하자 B씨는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며 맞섰다.
이에 격분한 A경위는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B씨에게 휘둘렀다. 흉기가 휘어지자 또 다른 흉기를 가져와 잔혹한 범행을 이어갔다. 결국 B씨는 경찰관인 전 남편에게 수차례 흉기에 찔려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당시 집에는 이들만 있었다.
A경위는 범행 후 지인에게 “내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연락했다. 이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당시 A경위는 술에 만취한 채 거실 소파에 앉아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경찰은 A경위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만취 상태였던 A경위가 술이 깨길 기다린 뒤 본인의 동의를 받아 심야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아내와 이혼했는데, 재산분할 문제로 다투다가 그랬다”며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경위는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경위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동거하던 전처인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고 추궁하다가 화가 나 살해한 것으로, 사람 생명과 관련된 범죄인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던 중 흉기가 부러지자 다른 흉기를 가져와 범행하는 등 수법도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폭언에 시달리던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공포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유족들도 정신적으로 충격과 고통을 입었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자녀는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 공무원으로서 이 같은 범죄를 저질러 경찰의 사회적 신뢰를 손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흥분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원심 양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변호인 측은 양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항소심도 원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나름대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소 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유족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박탈하고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점에 비춰 볼 때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며 “A씨가 자녀들에게 ‘(엄마는) 죽어야 마땅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하는 등 이 사건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볼 때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각각 제기한 모든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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