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도지사의 감사패
2000년 3월 초 충청북도 공보관실에서 전화가 왔다.
“충북도에서 정락인 기자에게 감사패를 주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도민들을 대표해서 이원종 도지사가 집무실에서 수여식을 한다고 했다.
충청북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도지사 일정을 확인했더니 ‘물류신문 정락인 기자 감사패 수여식’이 있었다.
나는 3월16일 아침 회사 직원들과 함께 청주로 향했다. 충북도청으로 이동해 이원종 충북도지사의 집무실로 갔다. 비서실에는 감사패 수여식에 참가할 충북도 고위 공무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어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감사패 수여식이 있었다. 충북도는 감사패에 “충북지역 발전을 적극 성원해 주심에 150만 도민과 함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뜻을 새겼다.

IMF가 터지면서 충북도는 지역경제가 극도로 위축됐다. 1999년 충북은행 합병과 LG반도체의 통합 등으로 지역경제가 위축됨으로써 도민들 사이에 피해의식이 확산되자, 중부권 내륙화물기지 후보지 마저 도에 유치되지 못할 경우 도민의 소외감 심화 및 민심악화가 우려됐었다.
이에 충북도에서는 중부권 내륙화물기지 유치를 도민숙원사업으로 삼아 총력을 기울였고, 충북도의 후보지가 충남도의 후보지보다 우수한 입지였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해와 국책연구기관인 교통개발연구원의 엉터리 용역으로 입지선정이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필자의 심층취재와 밀착취재를 통해 여론 주도권을 잡으면서 결국 건교부가 완전 백지화를 선언했다. 또 충북도를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충북도는 도민숙원사업을 이루게 됐다. 이로 인해 이원종 충북지사도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원종 도지사는 필자의 기자수첩에 ‘채근담’에 나오는 한 구절을 친필로 적었다. 寵利毋居人前(총리무거인전), 德業毋落人後(덕업무락인후). “총애를 받고 이익을 챙기는 일에 다른 사람보다 앞서서 누리려 하지 말고, 덕을 쌓는 일에 다른 사람보다 뒤떨어지지 말라”는 뜻이었다.
이날 이 지사는 감사패와 함께 ‘충청북도’ 로고가 새겨진 여성용 시계를 기념으로 줬는데, 나는 이 시계를 어머니 손에 채워드렸다. 물론 어떤 시계인지 설명 드렸는데, 어머니는 잠 잘 때 말고는 시계를 풀어놓지 않으셨다. 시계 유리가 긁히고 긁혀서 바늘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무려 10년 동안이나 차고 다니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