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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사드라마 ‘수사반장’ 형사들의 엇갈린 운명


MBC <수사반장>은 1971년 3월6일부터 1984년 10월18일까지 방영했다.

사회변천, 시청자들의 기호변화, 소재 고갈 등을 이유로 13년 7개월(681회)만에 막을 내렸으나 후속작 부진과 시청자들의 요구로 1985년 5월2일에 부활해 1989년 10월12일 880화 ‘서울은 비’편을 끝으로 18년 6개월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22년 2개월 동안 방영한 같은 방송사의 농촌드라마 <전원일기> 다음으로 장수한 프로그램이다.

‘수사반장’은 허규씨를 시작으로 연출자가 10여 차례 바뀌었고, 1만5천여 명의 연기자가 출연했다. MBC 소속 탤런트 대부분이 한 번씩 등장했다.

드라마는 대한민국 수사의 전설로 불리는 최중락 전 총경을 모델로 했다.

그는 1950년 순경 시험에 합격, 경찰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서울경찰청 형사, 강력과장 등을 역임하며 주요 강력범죄 사건들을 해결했다. 서울중부경찰서 강력계에서만 약 30년간 근무했다.


40년의 재직 기간 동안 1천300여 명의 범죄자를 검거했고, 이중 870여 명은 강력범죄자였다. 1990년 총경으로 퇴직한 뒤에는 경찰청 범죄수사연구관을 지내며 후배들에게 수사 노하우를 전수했다.

2017년 3월24일 88세에 노환으로 별세했고, 2019년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돼 경찰수사연수원에 흉상이 제막됐다.

‘수사반장’은 안방극장에서 한국형 수사드라마의 새 장르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고, 범죄자들에게는 ‘반드시 잡힌다’는 경종을 울렸다.

이 드마라가 방송된 이후 MBC 방송사와 서울시경 형사과에는 한 달 평균 10여건 이상의 제보가 날아와 실제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특히 수사반장을 맡은 최불암에게는 간간이 사건을 알리는 전화가 걸려와 경찰의 도움으로 도둑과 강도를 검거하기도 했다.

1973년, 1975년, 1978년에는 방송대상에서 작품상과 연출, 연기상을 휩쓸기도 했다. 1975년 제11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수사관에는 총 5명이 고정 출연했다.

박반장(최불암)을 비룻해 김형사(김상순), 조형사(조경환), 서형사(김호정), 남형사(남성훈)다. 이중 서형사 역을 맡은 김호정이 1978년 7월 사망하자 남형사(남성훈)가 새로 투입됐다.

여순경은 총 9명이 번갈아 출연했다. 드라마 초기 여경(순경)은 사무실에서 형사들의 보조역할에 머물렀으나 점차 수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1에는 김영애, 염복순, 안옥희, 이금복, 김화란, 오미희, 이휘향, 윤경숙이 나왔으며, 시즌2에는 노경주가 붙박이로 고정 출연했다.

경찰관 역을 맡은 주요 출연자들은 경찰 수사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경찰관이 됐다. 반장을 맡았던 최불암은 명예경감에서 명예 경무관까지 진급했고, 수사관 역의 김상순은 명예 경감, 조경환‧남성훈은 명예 경위, 노경주는 명예 경사에 각각 위촉됐다.

최불암은 1972년 명예 경감이 된 후 1977년 명예 경정, 2012년 명예 총경에 이어 2018년 ‘제73주년 경찰의 날’에 경찰의 별로 불리는 민간인 출신 최초의 명예 경무관으로 진급했다.


형사들의 운명도 엇갈렸다.

5명의 형사 중 최불암만 생존하고 나머지는 모두 작고했다. 1978년 7월 서형사로 활약했던 김호정이 과로로 쓰러진 후 한 달 후인 8월17일 49세로 사망했다.

서 형사의 뒤를 이어 투입됐던 남성훈은 2002년 10월18일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으로 57세에 운명을 달리했다.

1968년,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한 남성훈은 TBC 드라마 <그림자>(1971)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1987년 MBC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박태준 역으로 열연해 그해 MBC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조경환은 2012년 10월13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67세였다. 1969년 MBC 공채 탤런트 1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조경환은 ‘수사반장’에 이어 1980년대 인기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평소 술을 아주 좋아했으며 ‘연예계 주당’으로 통했다. 한 방송에 나와서는 “제주도에 갔다가 아침에 해장하러 갔다. 가볍게 맥주 1병으로 시작한 술이 점점 늘어 결국 소주 52병이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던 김상순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가 2015년 8월25일 78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가족들에게 “건강하게 지내라”는 유언을 남겼다.

연극 배우 출신인 김상순은 MBC 라디오 성우를 거쳐 ‘수사반장’에 출연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후 KBS <서울뚝배기>(1990), <대추나무 사랑걸렸네>(1990>, MBC <여명의 눈동자>(1991), SBS <연개소문>(2007) 등에 출연했다.

공교롭게도 남자 형사들의 경우 서열이 낮은 순서대로 세상을 떠났다. 최불암은 김상순의 빈소에서 한 언론인터뷰에서 “동지들을 다 보냈다. 제가 반장이었는데, 형사들이 모두 떠났다”며 “홀로 살아 있으니 마음이 더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여순경 9명 중 이금복과 김영애, 안옥희, 김화란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금복은 1983년 12월 당시 해태 타이거즈 선수였던 유승안 현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과 결혼하면서 수사반장을 떠났다. 하지만 1999년 11월, 44세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유원상(KT 위즈)과 유민상 선수(KIA 타이거즈)의 어머니다.

안옥희(본명 안영채)는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수사반장>(1971), <나는 어떡하라고>(1975), <춘자의 사랑이야기>(1975),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1979), <철판을 수놓은 어머니>(1991) 등에 출연했다. 1977년 <저 산 너머 행복이>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안타깝게도 1993년 39세의 나이에 위암으로 사망했다.

김영애는 2017년 4월9일 췌장암으로 66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영애는 12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췌장암 판정을 받은 김영애는 투병 사실을 숨긴 채 MBC <해를 품은 달>, KBS <월계수 양복점 사람들> 등에 출연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김화란은 2002년 같은 연기자 출신이자 4살 연하인 박상원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2014년 귀촌을 선택하고 전남 신안군 자은도로 내려가 정착했다. 2015년 9월18일 부부가 탄 트럭이 전복되면서 사고의 충격으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화란이 사망했다. 향년 52세.

여순경 중 오미희, 이휘향, 노경주는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반면 염복순, 윤경숙은 ‘수사반장’ 출연 이후 활동이 뜸하다가 지금은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여순경 중 최장기 출연자이자 명예 경찰은 노경주가 유일하다. 시즌2에 고정으로 나오면서 4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MBC 탤런트 17기인 오경주는 1997년 SBS <모델> 이후 브라운관을 떠났다.

이후 결혼생활 등을 통해 공백기를 가진 후 2011년 10월 KBS 드라마 <영광의 재인>을 통해 1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이렇게 ‘수사반장’은 범죄드라마의 전설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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