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과 불륜 맺고 ‘친모 청부살인’ 교사한 여교사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 교사인 임아무개씨(여·31)는 재력가 어머니를 두고 있다.
아버지는 어릴 적에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임씨는 결혼해서 남편이 있었다. 2018년 4월 임씨는 스케이트 수강을 받으면서 코치인 쇼트트렉 국가대표 출신의 김아무개씨(39)를 만났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당시 김씨는 가정불화설, 최순실의 조카 장아무개씨(39)와의 염문설 등이 나왔을 때였다. 장씨와의 내연관계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 불거지면서 세간에 회자됐다.
장씨는 2018년 3월 재판에서 “2015년 1월부터 김씨와 교제했고, 당시 이혼을 고려했던 김씨가 살던 집에서 짐을 갖고 나와 오갈 데가 없어 이모(최순실) 집에 머물며 같이 살았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이 일정 기간 동거생활을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씨 측은 “정식 교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불륜설을 일축했다. 장씨와의 구설이 나온 뒤 김씨가 만난 사람이 바로 교사 임씨다.
임씨는 김씨에게 호감을 갖고 적극적인 ‘선물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최고급 수입 명품 차량과 유명 브랜드의 시계 등을 안겼다. 2억5천만 원 상당의 애스터마틴 자동차, 1천만 원 상당의 롤렉스 손목시계 4개 등 총 5억5천만 원 상당을 건넸다.
김씨는 임씨에게 간접적으로 선물을 요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임씨가 “뭐가 갖고 싶냐?”고 물어보면 김씨가 “차는 이걸 좋아한다”거나 “시계는 이걸 좋아한다”는 등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콕 찍어서 알려줬다. 임씨는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은마아파트가 있다”며 등기부등본까지 떼서 김씨에게 카톡으로 보내줬다.
관계가 급진전된 두 사람은 같은해 11월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약 한달 뒤 김씨는 아내와 합의 이혼했다. 김씨는 2004년 서울대 음대 출신인 오아무개씨와 결혼했고 1남1녀를 낳았다. 하지만 결혼기간 동안 김씨의 불륜설과 이혼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교사 임씨는 김씨와 함께 살 목적으로 집을 구하러 다녔다. 여기서 ‘은마아파트가 자기 소유라는데 왜 다른 아파트가 필요하지?’라고 궁금해 할지 모른다. 이 아파트의 경우 당시 임씨가 남편과 살고 있는 아파트일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김씨와 둘만의 보금자리인 새로운 아파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임씨는 약 16억원에 달하는 전세 아파트를 얻고 계약까지 마쳤다. 하지만 돈이 부족했다. 임씨는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할 기일이 다가오면서 초조해졌다. 목돈이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6억원에 달하는 큰돈을 김씨에게 선물로 퍼주면서 잔금 치를 여력이 되지 않았다.
임씨는 갑자기 어머니를 청부살해할 마음을 먹고 심부름센터를 물색하기 시작한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무엇이든 다 해결해 준다”는 심부름센터 직원 정아무개씨(60)와 연결됐다. 임씨와 정씨는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청부살인을 모의한다.
임씨는 정씨에게 “자살로 보이도록 해달라”며 어머니 살해를 의뢰했다. 정씨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임씨는 청부살인 비용으로 총 6천500만원을 지불했다.
청부살해에 필요한 정보(어머니 집의 주소, 집 비밀번호, 사진 등)도 넘겼다. 임씨는 정씨가 차일피일 범행을 미루자 “일이 느려져 마음이 조급해진다” “오늘 내일 중으로 작업을 마무리해주면 1억을 드리겠다”는 메일을 보내 정씨에게 어머니를 빨리 죽이라고 재촉했다.
그러나 임씨의 청부살인 시도는 실제 살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씨는 처음부터 돈만 받고 살인을 실행하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임씨의 ‘무서운 계획’은 우연히 남편에게 꼬리가 밟힌다. 임씨 남편은 평소 아내의 외도를 의심했다. 그러다 임씨의 이메일을 열어보게 되는데 그 안에서 소름 돋는 살인계획을 보게 된다. 심부름센터 직원과 임씨가 주고받은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임씨 남편은 “처가 장모를 청부 살해하려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인터넷 접속 기록 등을 확인해 임씨와 심부름센터 직원인 정씨를 체포했다. 임씨는 존속살해 예비 혐의로 구속됐다. 그녀는 경찰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일찍 아버지를 여읜 뒤 어머니가 억압적인 방식으로 훈육했다”면서 “그 때문에 두렵고 미워하는 감정이 생겨 이런 일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임씨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청부살해 시도가 ‘어머니 돈’과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임씨 어머니는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재력가로 그가 사망했을 경우 재산 상속자는 임씨였다. 청부살해를 시도할 시점에 임씨는 목돈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때였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임씨의 범행은 ‘어머니의 억압적인 훈육방식’ 보다는 돈 문제에 더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심증만 있지, 물증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도 새로운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임씨가 검찰에 송치되고 그의 불륜 상대가 ‘김00’이라고 언론에 공개되자 금세 핫이슈로 떠올랐다. 김씨는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점령했다.
하지만 그는 여교사와의 불륜 관계를 부인했다.
김씨는 “임씨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다. 인사만 하고 지내던 사이였을 뿐”이라며 “내가 고가의 선물을 받은 것은 팬으로서 주는 선물이라고 해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의 어머니는 법원에 탄원서를 내고 “오랜 시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딸을 내가 많이 억압하며 스트레스를 줬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2019년 1월31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씨는 김씨와의 내연관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도덕적 잣대가 높아서 그 사람(김00)을 만난다고 하면 분명 그 남자를 죽이려고 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 때문에 살인을 의뢰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변호인의 질문에는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며 모호하게 대답했다.
임씨는 또 김씨에게 고가의 선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미쳤어도 단시간에 그렇게 큰돈을 쓴 건 제정신이 아니었고 굉장히 후회스럽다”며 “정말 뭔가에 홀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임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어머니도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지만 상황 자체가 중대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임씨가 어머니를 죽이려고 한 이유가 김씨와의 내연관계에 따른 금전적 목적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청부를 의뢰할 무렵, 내연남과 동거하면서 외제차와 시계를 선물하는 등 내연남에게 막대한 돈을 쓰고 있었다”면서 “범행을 의뢰하던 시기는 16억원 규모의 전세 계약 잔금 지급 기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범행 동기에는)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어머니와의 갈등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금전적 의도도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임씨 측은 내연 관계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지만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온갖 추측이 무성했던 임씨의 ‘청부살인 퍼즐’은 결국 김씨와의 불륜으로 맞춰졌던 것이다.
김씨는 공인이다.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한 쇼트트렉 선수였고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쇼트트렉 국가대표 코치까지 역임했다.
하지만 그의 계속되는 불륜설과 염문설, 여기에 내연녀의 모친 청부살해 교사까지. 한때는 박수를 받고 찬사를 받았지만 지금은 쏟아지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