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성폭력

아내 10시간 때리고 성폭행 살해한 ‘악명높은 성범죄자’


전북 군산에 살던 안아무개씨(남·52)는 이색경매사로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천사처럼 착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그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었다.

안씨는 2010년부터 8년 간 원룸을 돌아다니며 20~30대 여성 6명을 성폭행한 악명 높은 성범죄자였다. 연쇄 강간범인 그에게 법원은 고작 8년형을 선고하는데 그쳤다. 안씨는 2018년 3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교도소에 가기 전까지 4번 결혼하고 4번 이혼했다. 그의 아내들은 안씨에게 모진 학대를 당했다. 아내를 폭행하다 분에 못 이겨 칼로 찌른 적도 있었고, 성적 고문이나 몸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는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안씨는 아내들을 무조건 의심했다. 다짜고짜 “다른 남자랑 잤지?”라고 묻고 “아니다”라고 하면 골프채로 무자비하게 때렸다. 결국 “잤다”고 대답해야만 멈췄다. 그리고 성적으로 심한 모욕감을 줬다.

안씨에게는 엄마가 다른 6남매가 있다. 그는 자녀들도 학대했다. 한 번은 딸을 폭행해 머리에서 나온 피가 벽에 튀기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안씨는 이렇게 집에서 폭군으로 군림했다. 안씨가 교도소에 있을 때 가족들은 비로소 평안을 찾았다.


안씨는 교도소에서 나온 이후 자신보다 11살 연상인 A씨(여·63)와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부부가 됐다. 그의 5번째 부인이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금세 삐걱거렸다. 그는 개과천선과는 멀었다.

안씨는 이전의 부인들에게 했던 것처럼 A씨를 학대했다. 이를 참지 못한 A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별거에 들어갔다. 혼인신고를 한 지 한 달도 안 돼 파경을 맞은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씨는 A씨를 찾아가 괴롭히기 시작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씨는 안씨를 상대로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2019년 3월22일 오후, 안씨는 A씨와 언니 B씨(72)가 지내고 있던 군산시 조촌동의 한 주택을 찾아갔다. 안씨는 A씨에게 시비를 걸며 폭행했고, 이를 지켜보던 B씨가 말렸다. 이에 격분한 안씨는 무려 10시간 동안 A씨와 B씨를 번갈아가며 폭행했다. B씨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손발을 묶어 방에 감금했다.

안씨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A씨를 폭행하면서 성폭행까지 했다. 결국 A씨는 안씨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안씨가 감옥에서 출소한 지 약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법원에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A씨는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했다.

A씨를 살해한 안씨는 곧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이불과 베개를 들고 나왔다. 이어 다시 살해 현장으로 이동해서 A씨의 시신을 이불에 싼 후 11㎞ 떨어진 논두렁에 유기했다. 시신은 3월23일 새벽에 발견됐다.

온통 멍 투성이인 시신은 기괴한 모습으로 유기돼 있었다. 마치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고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하고 집을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다툼의 흔적이 있었다. 또 심하게 폭행당한 채 전깃줄과 테이프로 결박된 A씨의 언니 B씨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경찰은 안씨를 살인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서 시신 발견 3시간 만에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으로 발로 몇 대 찼는데 여자 혼자 넘어져 사망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탁’ 하고 책상을 쳤더니 ‘윽’하고 쓰러져 죽었다는 말과 같았다. 안씨는 구속된 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손톱깎이를 삼켜 개복 수술을 받기도 했다.

안씨의 친딸인 C씨는 “죽일 의도가 없었다”는 안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같은해 8월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산 아내 살인사건 피의자 딸입니다. 아버지의 살인을 밝혀 응당한 벌을 받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C씨에 따르면 안씨는 범행 전 A씨를 죽이기 위해 한 남성에게 살인 청부를 제안하기도 했다. “돈을 원하는 만큼 주겠다”고 말한 녹취 음성파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당 남성은 A씨 집에서 3분도 안 되는 거리에 거주하고 있었다.


안씨는 또 이 남성에게 A씨의 집을 자주 염탐해 줄 것을 요구했다. A씨가 누구와 있고 어떤 대화를 하는지 알아보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C씨는 “이 남성의 염탐은 폭행과 살인이 일어나기 전날까지도 있었다”고 전했다.

C씨는 경찰 초동수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가) 시신을 유기하기 전 사업장에 들렀을 당시 폐쇄회로(CC)TV를 내가 먼저 회수했다”며 “형사에게 이를 항의하니까 그제야 ‘우리도 확보하려고 했다’고 말하며 CCTV를 분석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이 A씨의 집에 남아있는 혈흔도 회수하지 않았고 시신 유기 장소인 논두렁에 결박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옷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며 “허술한 것으로 말하자면 한둘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C씨는 “이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 제2의 피해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며 “제가 이번 사건을 명백히 밝혀 달라 검사님께 요청 드리고 협조한 부분 등에 대해 아버지가 분노하고 계신다”라고도 말했다.

또 “저는 (피의자의) 딸이기 이전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꾸는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고 너무 지쳐간다”며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거듭 촉구했다.

안씨는 살인 및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재판 내내 “아내를 때린 건 맞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아내를 달래주는 과정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안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인들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 점, 사망한 피해자의 부검 결과 당시 상황과 폭행 정도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최소한 사망할 것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수법 또한 매우 잔혹하다”며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긴 시간 동안 극심한 고통과 두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저지른 점, 의식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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