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농약으로 반려견 30마리 독살한 엽기 절도범


“우리 개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어디서 죽지나 않았는지 걱정됩니다. 절도범을 꼭 잡아주세요.”

2019년 1월부터 부산 강서구 일대에서는 반려견이 한두 마리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경찰에는 반려견 도난 신고가 잇따랐다.

경찰은 전담반을 설치하고 사건 발생지역 주변 잠복에 들어갔다. 잠복 7일째 되던 3월1일 새벽 강서구 명지동 한 주택가에 수상한 트럭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주변을 살피며 한 집 앞으로 다가갔다. 낯선 사람에게 겁을 먹은 개는 짖는 대신 평상 밑에 숨었다. 남성은 손에 들고 있던 손바닥만한 고깃덩어리를 대문 너머로 던졌다.

그가 바로 경찰이 쫓던 반려견 절도범이었다.

경찰은 김아무개씨(62)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김씨가 던진 고깃덩어리에서는 맹독성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이 김씨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또 한 마리의 반려견이 독살 당할 뻔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1월1일 새벽 5시쯤 엘코델타시티 공사현장에서 반려견에게 농약이 섞인 음식을 먹인 뒤 숨진 반려견을 트럭에 싣고 가는 등 8차례에 걸쳐 200만 원 어치의 반려견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에게 희생된 개들은 주로 삽살개와 진돗개 등 대형견이었다.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살충제가 묻은 고기를 개에게 주면, 반려견이 이를 먹고 10~15분 사이에 쓰러졌다. 개가 쓰러지면 김씨는 준비한 장비로 목줄을 끊고 개를 차에 옮겨 실었다.

경찰은 김씨 차에서 개들에게 먹인 농약 섞은 고기 등을 발견하고 압수했다.

개에게 준 고기에는 주로 진드기 퇴치용 살충제로 사용되는 ‘무색무취’의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다. 김씨에게 독살된 개는 반려견 8마리 외에 유기견 등을 포함해 30여 마리에 달했다.


여기에는 공범이 있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A씨(여·50)의 의뢰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고 개의 사체를 A씨에게 가져다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강서구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던 A씨는 평소 주변 들개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받거나 키우던 고양이가 습격을 당하자 2018년 8월11일 인력사무소를 통해 김씨 등을 소개받았다.

들개를 죽여 가져오면 일당 15만 원을 주겠다고 제의하며 맹독성 농약을 섞은 고기도 건넸다.

A씨의 사주를 받은 김씨 등은 같은해 8월부터 4개월여 동안 강서구 일대의 유기견 22마리를 죽인 뒤 더 이상 유기견이 보이지 않자 2019년 1월부터는 다른 견주들이 집에서 기르던 개 8마리를 같은 수법으로 죽여 들개로 위장했다.

이들은 반려견이 견주의 집 마당이나 바깥에 목줄이 매여 있었지만 독이 묻은 고기로 유인해 죽인 뒤 A씨에게 인도했다. A씨는 건네받은 개 사체들을 농장에 있는 화로에서 소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를 동물복지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사주한 A씨 등은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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