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교제 반대하는 친딸 목검으로 폭행해 죽게한 아빠
전남 강진에 거주하던 강아무개씨(38)는 두 차례 이혼한 전력이 있었다.
첫째 부인과 1남1녀, 둘째 부인과 1남을 두었다. 이혼 후에는 강진에서 아이들과 생활했다. 2013년 12월쯤 강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천안에 거주하는 A씨(여)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게임을 매개체로 해서 친분을 쌓았다. A씨는 무직이었던 강씨에게 천안에 있는 일자리를 소개해줬다. 2014년 1월 강씨는 아이들과 함께 A씨가 있는 천안시 봉명동으로 이사했다.
강씨는 A씨와 급격히 가까워지면서 살림을 합치게 된다.
그러나 강씨의 딸 B양(14)은 A씨를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 B양은 아빠가 A씨와 교제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급기야 강씨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요구했으나 강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양은 강씨 앞에서 옷을 입은 상태에서 대변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이에 화가 난 강씨는 훈계 명목으로 수차례 딸의 뺨을 때리거나 목검으로 엉덩이를 폭행했다. 급기야 B양은 아빠의 이성교제를 반대하며 두 차례나 집을 나갔다.
2월15일 새벽 강씨는 B양을 천안역에서 찾아와 집으로 데려왔다. 오전 5시쯤 “마음을 바꿔 아빠의 이성교제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으나 딸이 거절하자 격분해 집에 보관 중이던 길이 1m의 목검으로 종아리·엉덩이 등을 때렸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주먹으로 머리와 어깨·가슴 등을 마구 폭행했다. 강씨는 검도를 배운 적이 있어 목검을 집에 두고 있었다.
폭행은 무려 1시간30분 동안 30여 차례 이어졌다. 얼마 후 B양은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고 쇼크 상태로 발견된다. 이에 놀란 강씨는 인공호흡을 실시했지만 깨어나지 않자 오전 10시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B양은 10시18분쯤 숨을 거둔다.
의료진은 B양의 얼굴과 몸에 있는 무수한 멍 자국에 의문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강씨는 “딸이 자살한 것 같다”고 둘러댔다. 병원 측은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양 시신의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폭행으로 근육 등에서 광범위하게 출혈이 발생했다”며 ‘속발성 쇼크사’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혐의를 부인하던 강씨는 부검 결과가 나오고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딸을 때린 건 맞지만 사망에 이를 만큼 심하게 때리지 않았고 자신에게 맞은 뒤 반항심에 집을 뛰쳐나가다 계단에서 굴러 넘어진 것 때문에 사망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씨는 B양을 폭행한 뒤 “왜 누나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느냐”며 두 아들도 폭행한 것이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강씨는 딸을 종아리 허벅지 등이 시커멓게 멍들고 엉덩이의 일부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머리와 얼굴, 가슴, 복부 등의 상처와 멍은 주먹으로 맞아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딸을 폭행해 사망케 한 혐의(살인)으로 기소됐다. 1심은 검찰이 청구한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고의적인 살인이 아니다’며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범죄와는 달리 강씨가 딸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이 아니다”며 “강씨는 자신의 이성교제를 반대하며 딸이 가출을 반복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자 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정도가 지나치게 딸을 때리다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폭행의 정도와 경위에 비춰봤을 때 범행 당시 강씨에게 미필적이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면서도 ▲강씨가 조사 내내 딸을 살해할 의사가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사건 당일의 폭행도 종전과 같은 설득과 훈육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강씨가 딸을 때리는 것을 넘어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강씨가 딸을 살해할만한 여타의 동기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검찰이 청구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딸은 하체나 팔 부위의 피하지방조직 좌멸, 피하출혈 등으로 체내 순환혈액량이 감소하며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는데 일반적으로 엉덩이 등 신체 여러 부위를 때리면 순환혈액량이 감소해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내리면서 형량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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