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러진 후 ‘6명 살리고’ 떠난 고등학생 김기석군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1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컸던 기석이는 농구를 즐겨했다. 10km 마라톤을 준비 없이 나가도 웃으며 완주할 정도로 건강했다.
2011년 12월2일 고등학교 1학년이던 기석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고 학원으로 가다 심한 두통이 왔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오후 5시50분쯤, 아버지 김태현씨가 병원에 갔을 때 기석이는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약 5분간 아버지와 대화를 하던 기석이는 갑자기 ‘악’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침대 위에 쓰러졌다. 의료진은 ‘뇌출혈’이라고 했다.
병원 사정상 수술은 3일 뒤로 잡혔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기석이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두 번의 쇼크가 오더니 결국 뇌사에 빠졌다. 의사는 부모에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것이다.
부모는 아들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었다. 너무 귀한 아들이었기에 삶의 흔적을 세상 어딘가에라도 남겨둬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기석이의 일부라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게 하고 싶었다. 좋은 사람 몸에서 더 좋은 거 보고 더 좋은 거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장기기증을 결정한 부모는 의료진에게 이런 뜻을 전했다. 12월5일 의료진은 기석이의 심장, 췌장, 간, 폐, 신장 2개를 적출했고, 불치병을 앓던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이렇게 기석이는 6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열 여섯 살 너무 짧은 삶이지만 세상에 큰 울림을 줬다. 부모는 “장기를 받은 분들을 통해 기석이가 어딘가에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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