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 바친다”며 50년 넘게 오른팔 들고 사는 남성
인구의 대부분인 80%가 힌두교를 믿는 나라 인도. 이곳의 종교는 독특하다. 모든 교단을 이끄는 단 한 명의 최고 지도자도 없고, 모든 신도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교리도 없다.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동네의 민간 신앙과 풍습이 물 흐르듯 섞이면서 하나의 거대한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의 세계관 속에서 신은 인간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신 또한 인간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세상 모든 만물과 자연에 신의 모습이 깃들어 있다고 믿다 보니, 이들이 섬기는 신의 수만 해도 무려 3억 3000개에 이른다.
이 넘쳐나는 신들의 세상 속에서, 오직 한 명의 신을 향해 자신의 평생을 바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평범한 가장, 신의 길을 선택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올해 70세를 훌쩍 넘긴 인도 남성 ‘아마르 바라티’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만 해도 그는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세 명의 자녀를 둔 든든한 아버지이자, 안정적인 직장인 은행에서 일하는 번듯한 가장이었다.
그러던 1973년의 어느 날, 그의 마음속에 커다란 울림이 찾아왔다.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그는 인도에서 가장 널리 숭배받는 최고 신이자, 파괴와 재탄생을 관장하는 ‘시바’ 신을 섬기기로 결심했다.
그 길로 바라티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정들었던 가족과 안정적인 직장, 다정한 친구들을 뒤로한 채 홀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세상의 온갖 유혹과 편안함을 끊어내고 오직 수행에만 몰두하기 위해서였다.

산속에서의 수행이 3년째 접어들던 1976년, 그는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한 통제를 가하기로 마음먹는다. 시바 신을 향한 자신의 깊은 믿음과 감사를 온몸으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시에 세상에 가득한 미움과 다툼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세계 평화의 염원도 담았다.
그가 선택한 고행의 방법은 기이했다. 오른손 주먹을 쥔 채, 팔을 하늘을 향해 곧게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평생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2년 동안은 뼈를 깎는 듯한 아픔이 찾아왔다.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자세를 밤낮으로 유지하는 일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신을 향한 사랑과 평화를 향한 부드러운 열망으로 그 힘든 고비를 묵묵히 넘겼다. 시간이 흐르자 거짓말처럼 오른손과 팔의 모든 감각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굳어버린 팔, 멈춰버린 시간
세월은 흘러 팔을 들어 올린 지 어느덧 5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주먹을 쥔 채 굳어버린 그의 오른손은 이제 원래의 모양을 찾아보기 힘들다. 손가락 피부와 손톱은 오랜 압박으로 인해 서로 단단하게 붙어버렸고, 어깨뼈와 관절은 그 상태 그대로 굳어 이제는 아예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관절 사이의 물렁뼈는 다 마르고 약해졌지만, 신기하게도 팔은 나뭇가지처럼 부러지지 않았다. 살과 근육은 말라붙었을지언정 알맹이가 되는 뼈 자체는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이제 팔을 내려놓아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의학적으로 그의 팔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피가 통하지 않고 굳어버린 탓에, 만약 강제로 팔을 내리려다가는 오히려 핏줄이 터지거나 신경이 크게 망가져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 상태 그대로 손을 들고 지내는 것이 그의 건강을 위해 훨씬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라티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른팔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이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인도의 큰 종교 축제가 열릴 때마다 그는 이 변함없는 자세로 대중 앞에 나타나 깊은 인상을 남기곤 한다.
그의 이 한결같은 행동은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인도 현지에서는 그를 본받아 사두(힌두교 수행자)가 된 뒤, 똑같이 팔을 들어 올리며 고행을 따라 하려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수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팔을 내리지 않은 바라티의 기록을 깨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오른팔을 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그의 굳어버린 손가락은, 어쩌면 변하기 쉬운 세상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마음이란 무엇인지를 조용히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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