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4명 살리고 떠난 거제 추락헬기 정비사 박병일씨

2022년 5월16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면 동산리 선자산 9부 능선에서 화물운송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기장과 정비사 등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헬기는 미국에서 제작된 산불진화용 헬기로 기체 연식이 53년된 노후 기종이다.

당시 헬기는 등산로 정비사업 자재 운반을 위해 선회하다가 추락했다.

이때 사망자 2명 중 한 명이 박병일 정비사(36)다.

사고 당시 박 정비사는 크게 다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항공 관련 자격증을 딴 후 육군 항공대 부사관이 됐다.

7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5년째 헬기 정비사로 근무했다.

그토록 입사를 소망했던 충북소방서의 서류 면접을 통과한 후 구술 면접을 불과 한 달 남긴 시점이었다.

아들의 비보를 접한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

7년 전 암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후여서 더 억장이 무너졌다.꿈이길 바랐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을 피할 수도 없었다.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아버지 박인식씨는 “장기기증을 받지 못해 임종을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을 살리기 위해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며 “아들의 몸 일부라도 어디선가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박씨의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적출해 생과사를 넘나들던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박씨는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기증원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 속에서도 장기 기증 결정을 내려준 부모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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