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직원 퇴사하자 밀린 월급 ‘동전 9만개’로 보복한 사장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피치트리 시티에는 고급 차량을 전문으로 고치는 ‘A OK 워커 럭셔리 정비소’가 있다.
이곳에서 일하던 안드레아스 플래튼은 2020년 11월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입사 당시 약속했던 ‘오후 5시 정시 퇴근’이라는 근로 계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원했던 그에게 잦은 연장 근무는 퇴사를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 이유였다.

그의 퇴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정비소 대표인 마일스 워커(Miles Walker)는 플래튼이 받아야 할 마지막 달 임금 915달러(USD)를 차일피일 미루며 주지 않았다. 우리 돈으로 10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플래튼은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정당한 대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과 무시 뿐이었다. 석 달이 지나도록 돈을 받지 못하자, 결국 그는 미국 노동부에 이 사실을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노동부는 정비소 측에 밀린 급여를 신속히 지급하라고 세 차례에 걸쳐 강하게 고지했다. 국가 기관의 압박이 들어오자, 워커는 마지못해 돈을 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 방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뒤틀려 있었다.

집 앞에 쏟아진 226kg의 오물 동전

2021년 3월12일 플래튼의 집 앞에 의문의 차량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정비소 직원은 집 앞 도로를 가리키며 “당신이 받을 돈은 저기 도로 끝에 있다”는 말을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달려 나간 플래튼의 눈앞에는 황당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집 앞 마당과 도로가 연결되는 진입로에 누런 동전 더미가 쏟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1센트 짜리 동전이었으며, 그 개수는 무려 9만 1500개에 달했다. 무게만 해도 500파운드, 즉 226킬로그램(kg)이 넘는 엄청난 양이었다.


더 큰 문제는 동전의 상태였다. 동전들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미끈거리는 액체로 가득 뒤덮여 있었다. 자동차 핸들을 부드럽게 움직일 때 쓰는 ‘파워 스티어링 오일’이었다. 동전 더미 맨 위에는 흰색 봉투 하나가 얹혀 있었다. 그 안에는 급여 명세서와 함께 욕설이 섞인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 노동부에 자신을 신고한 전직 직원을 향한 고용주의 보복이자 분풀이였다.

플래튼은 분노하기 보다는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와 동전을 하나하나 담아 차고로 옮겼다. 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자정이 넘을 때까지 무려 7시간 동안 걸레와 세제를 들고 기름때 묻은 동전을 닦아내야 했다. 씻어낸 동전을 가득 채운 통은 손수레 바퀴가 주저앉을 정도로 무거웠다.

이 사건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자 미국 전역은 들끓었다. 미국 노동부는 단순히 임금 체불 문제를 넘어, 고용주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구제 요청에 대해 악의적인 ‘보복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즉각 공정근로기준법(FLSA)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워커의 행동이 철저히 계획된 괴롭힘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노동부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워커는 플래튼이 노동부에 자신을 신고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 친구에게 자신이 역겨운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줄까 고민”이라며 “나한테 1센트 동전이 많이 있으니 이걸 써야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노동부가 정비소의 장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 정비소가 다른 직원들에게도 야간 및 휴일 초과근무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장부를 조작해 온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법정 싸움은 2년 가까이 이어졌다. 2023년 6월, 미국 연방법원은 마일스 워커에게 밀린 수당과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합쳐 총 3만 9934달러(USD)를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우리 돈으로 약 5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법원은 이 배상금의 절반을 플래튼에게, 나머지 절반은 똑같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전·현직 직원 8명에게 나누어 주도록 명령했다.

권력을 쥔 이들의 착각과 법이 보여준 준엄한 경고

이 사건은 전 세계 일터에서 흔히 일어나는 ‘갑질’과 ‘을의 눈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고용주는 돈을 주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의 인격까지 지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워커가 선택한 1센트 동전과 오일은, 상대방에게 물리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모멸감을 동시에 주려는 유치하고 치졸한 방식의 권력 행사였다. 하지만 법은 일터의 평등을 무너뜨린 고용주에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다.

길가에 버려졌던 기름진 동전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사연을 들은 한 자산관리 회사가 선뜻 나서서 230킬로그램(kg)의 동전을 모두 수거해 갔고, 플래튼에게는 깨끗한 지폐로 전액 교환해 주었다.


동전 무더기 속에서 7시간 동안 기름을 닦아내야 했던 한 노동자의 눈물은, 결국 법과 이웃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정의라는 이름의 결실로 되돌아왔다. 돈으로 사람의 가치를 짓밟을 수 있다고 믿었던 한 자산가의 비틀린 자부심은, 9만 개의 동전 무게보다 더 무거운 법의 심판 아래 힘없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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