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여성 26명 죽인 러시아 연쇄살인범
지난 2011년부터 러시아 중부지역에서 혼자사는 여성 26명이 연이어 살해당한다.
범인은 전기 기사와 배관공, 건축 작업자 등을 사칭해 홀로 사는 여성의 아파트에 침입했다. 이후 손이나 앞치마, 빨랫줄 등 주변 물건들을 이용해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피해 여성 대다수는 70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범인은 이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면서도 피해자들의 금품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범행 내내 장갑을 착용했고, 현장을 떠날 때는 직접 소독까지 할 정도로 치밀했다.
2013년 이후 범행이 멈춰진 듯 보였지만 2017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범행이 다시 시작되면서 러시아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다.
사건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가 직접 맡았다. 2011년 설립된 러시아의 중요범죄 수사기구로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흔히 ‘러시아판 FBI’라고 불린다. 인원은 1만9000명 규모이며, 기소권은 없고 수사권만 있다.
수사당국은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 자료에 대한 수만 건의 DNA 감식 결과 모든 범죄가 동일범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 자국도 동일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를 좁혀가며 끈질기게 연쇄살인범을 쫓았다.
그러던 2020년 12월1일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주도 카잔에서 라딕 타기로프(38)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범행 현장에 남아있던 DNA와 신발크기 등이 용의자의 것과 일치했다.

타기로프는 카잔에 살며 철물공으로 일해오고 있었다. 그는 조사에서 모든 범행 사실을 순순이 자백했다.
그는 “부랑자로 지내며 굶주린 상태에서 첫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해했는지에 대해선 “헤아리지 않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범행수법은 은퇴한 여성들의 아파트를 찾아가 관리사무소 직원이라고 속여 내부로 침입한 뒤 범행을 저지르고 금품을 훔쳐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번 범행 때마다 금품을 훔친 것은 아니어서 살인을 위해 범행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고 있다. 타기로프는 왜 여성들의 목을 졸라 죽였는지를 묻자 “빠르고 조용하며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타기로프는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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