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생방송 도중 전직 기자에게 총격살해 된 방송기자들


미국 버지니아주에는 지역 방송사 WDBJ가 있다.

이곳에는 취재기자인 앨리슨 파커(여·24)와 카메라 기자인 애덤워드(남·27)가 재직하고 있었다.

2015년 8월26일 오전 6시45분, 두 기자는 프랭클린 카운티의 한 복합 휴양시설에서 생방송으로 지역 상공회의소 대표인 비키 가드너와 인터뷰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총성이 울렸고 파커 기자가 쓰러졌다. 이후 카메라도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이어졌다. 카메라 기자가 떨어뜨린 카메라를 통해 7발 안팎의 총성이 울리는 과정이 생방송으로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파커와 워드 기자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건 당시 인터뷰에 응하고 있던 가드너 역시 등에 총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에는 비상이 걸렸다. 관할 카운티 경찰뿐 아니라 버지니아주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까지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용의자는 이 방송사 전직 기자인 베스터 리 플래내건(41)으로 드러났다.


현역 기자 시절에는 브라이스 윌리엄스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그는 이 방송사에 입사한지 11개월 만인 2013년 2월 업무실적 부진과 동료와의 불화때문에 해고당했다.

충격적인 것은 플래내건은 총기 난사 직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권총을 들고 기자에게 접근해 권총을 겨누는 영상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사건 당시 모습.

그는 또 자신의 범행을 알리기 위해 생방송 시간대를 노렸고, 스포츠 중계 방송처럼 범행 현장을 영상에 담아 SNS를 통해 전세계에 퍼트렸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 여만인 오전 11시30분쯤 고속도로 66번의 동쪽 방향으로 도주하는 용의차량을 발견해 추격하기 시작했고, 정지를 명령했으나 더욱 속도를 내 질주하다 도로를 이탈해 사고를 일으키고 멈췄다.

경찰이 차량의 문을 열었을 때 플래내건은 스스로 총을 쏴 신음하고 있었다. 경찰은 그의 신병을 확보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날 오후 사망했다.

피살된 기자들.

WDBJ 관계자는 “우리는 기자들을 전쟁터로, 폭동 현장으로 보내고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지만 관광과 관련된 취재를 보낸 현장에서 이렇게 희생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생방송 도중 기자가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그때 뿐이었다.

플래내건은 왜 한때 동료였던 기자들에게 왜 총을 쐈을까.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래내건은 1970년대 백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이스크 오클랜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흑인이다.

그는 사건 발생 2시간 뒤 ABC방송에 23쪽짜리 ‘범행 선언문’을 팩스로 보냈다. ABC방송에 따르면 범인은 ‘친구와 가족에게 보내는 자살노트’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냈다. 문건에서 그는 자신의 범행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범인의 기자시절 모습.

2007년 버지니아 대학에서 총기난사로 32명을 살해한 한인 대학생 조승희에게서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문건에는 개인적 불만도 가득 적혀 있었다. 자신이 흑인이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직장과 사회에서 인종차별, 성희롱, 따돌림을 당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플래내건은 방송사에 보낸 팩스와 별도로 트위터를 통해 범행대상으로 삼은 기자 1명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래내건이 사망하면서 이 내용의 사실여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경찰은 정황상 이 사건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 직장 내 인종차별과 성희롱 추행 등의 불만에 따른 ‘증오범죄’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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