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몸에 척척 붙는 ‘자석맨’의 비밀
인간의 몸이 자석처럼 변해 세상의 모든 물건을 끌어당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상 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에서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사는 50대 남성 아볼파즐 사버 모크타리(Abolfazl Saber Mokhtari)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전 세계인들에게 이름 대신 ‘자석맨’이라는 별명으로 더 자주 불린다. 그의 피부에는 쇠붙이뿐만 아니라 나무와 돌, 유리, 그리고 수분이 가득한 과일까지 척척 달라붙는다. 도대체 그의 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우연히 마주한 기이한 능력, 일상을 뒤흔들다
모크타리가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처음 발견한 때는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어느 날, 그의 딸이 컴퓨터 화면으로 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 영상 속에는 몸에 철제 숟가락을 여러 개 붙인 채 묘기를 부리는 인도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을 가만히 지켜보던 모크타리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식탁 위에 놓인 숟가락 하나를 집어 들고 자신의 가슴에 슬며시 가져다 댔다. 놀랍게도 숟가락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의 살갗에 그대로 달라붙었다. 특별히 힘을 주거나 접착제를 바른 것도 아니었다.

그날 이후 모크타리의 집은 실험실로 변했다. 그는 집 안에 있는 온갖 물건을 자신의 몸에 대보기 시작했다. 철로 만든 가위나 칼은 물론이고, 자석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플라스틱 장난감과 나무 합판, 심지어 매끄러운 유리병까지 그의 몸에 달라붙었다.
주방에서 굴러다니던 오이나 사과 같은 과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뒤이어 그는 집 밖에 주차된 자동차로 다가가 보닛에 몸을 밀착했다. 커다란 자동차 보닛마저 그의 몸에 부착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자신에게 남들과 다른 힘이 있음을 확신했다.
모크타리는 곧바로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다. 세계 곳곳에 숟가락을 몸에 붙이는 사람이 종종 있다는 사실은 알아냈다. 하지만 자신처럼 나무, 돌, 플라스틱 등 성질이 다른 모든 물체를 몸에 붙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96개의 숟가락을 올리다, 집념의 기네스 세계 기록
모크타리의 이 놀라운 능력은 단순히 집 안에서의 장난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기록 측정 부문에는 ‘몸에 가장 많은 숟가락 올리기’라는 공식 종목이 존재한다.
그의 도전 역사는 숫자로 증명된다. 2013년 9월, 공식 도전 전 단계에서 얼굴 위에만 31개의 숟가락을 올리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약 3년 뒤인 2016년 6월에는 가슴과 배를 포함한 온몸에 79개의 숟가락을 붙여 마침내 첫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인증서를 품에 안았다.
2023년에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총 88개의 숟가락을 몸에 붙이는 데 성공했고, 2025년 5월20일에는 상반신에 무려 96개의 숟가락을 나란히 올리며 또다시 세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기네스 기록 측정 현장을 담은 영상은 많은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크타리는 상의를 완전히 벗은 채 꼿꼿이 서 있었다. 그의 곁에 선 보조 인력들이 아주 조심스러운 손길로 숟가락을 하나씩 그의 가슴과 어깨, 배 위에 얹었다. 숟가락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피부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목표한 96개의 숟가락이 모두 몸을 덮자 공식 기록관의 합격 신호가 떨어졌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모크타리는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몸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 순간 몸에 붙어 있던 숟가락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일제히 쏟아졌고, 그는 환한 미소로 새 기록을 자축했다.
언론에 비친 모크타리의 모습은 언제나 신기하고 유쾌하지만, 그 뒤에는 남모를 고충과 숨겨진 이야기가 가득하다. 기네스 도전 영상에서 그는 아주 쉽게 숟가락을 붙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도전은 엄청난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숟가락 수십 개를 몸에 붙이고 있는 동안, 모크타리는 미세한 숨소리조차 조절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크게 숨을 쉬거나 몸을 들썩이면 균형이 깨져 전체 숟가락이 한꺼번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연습 과정에서 숟가락이 무더기로 떨어져 발등을 찧는 일이 잦았다. 무거운 철제 물체들이 계속 피부를 누르다 보니, 도전이 끝난 그의 상반신은 항상 붉은 멍과 자국으로 가득 차기 일쑤다.

가족들의 반응도 처음부터 환호 일색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온몸에 살림살이를 붙이고 거실을 걸어 다닐 때, 자녀들은 창피함을 느끼거나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크타리가 진지하게 기록에 도전하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숟가락을 닦고 배치하는 일을 돕고 있다.
과학이 말하는 ‘진짜 자석인간’의 진실
사실 모크타리처럼 몸에 물건을 붙이는 사람들은 과거에도 간혹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스스로를 ‘인간 자석’이라 부르는 이들이 등장해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당시 이들을 정밀 검사했던 주류 과학계와 회의주의 학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보이지 않는 신비한 힘’이 아닌, 아주 독특한 ‘피부의 물리적 특성’에서 찾았다.
첫번째 비밀은 피부의 유분과 땀이다. 자석 인간이라 불리는 이들은 일반인보다 피부에 기름기나 특유의 끈적이는 성분이 훨씬 많이 분비되는 체질을 가지고 있다. 아주 매끄러운 금속이나 유리 표면이 이 유분과 만나면 순간적으로 강력한 접착 효과를 내는 것이다.
두번째 비밀은 마찰력과 신체의 각도이다. 이들이 물건을 붙일 때의 자세를 유심히 살펴보면, 몸을 수직으로 똑바로 세우기보다는 아주 미세하게 뒤로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2cm에서 3cm 정도의 미세한 각도 조절을 통해 물건이 중력 때문에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여기에 물건을 댈 때 피부가 안쪽으로 살짝 밀려 들어가면서 사물을 부드럽게 감싸 쥐는 마찰력이 극대화된다.
실제로 과거 과학자들은 이러한 자석 인간들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한 가지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의 몸에 유분과 마찰력을 완전히 없애주는 ‘베이비파우더(녹말가루)’를 얇게 바른 것이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동안 척척 붙던 숟가락과 다리미 등이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모두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몸에서 진짜 자성이 나온다면 가루를 바르더라도 자력이 통과해야 하지만, 마찰력이 사라지자 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모크타리가 가진 능력이 마음으로 물질을 지배하는 초능력인지, 아니면 남들보다 특별하게 태어난 피부의 마찰력 덕분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결론 나지 않았다. 과학은 그를 독특한 신체 조건을 가진 인간으로 해석하지만, 모크타리 본인은 여전히 자신의 정신이 물질을 붙잡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가 수년 동안 거듭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몸 위에 수십 개의 숟가락을 쌓아 올린 행위는 단순한 속임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오늘도 그는 차가운 숟가락을 피부에 대며 자신만의 거대한 정신 세계를 증명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간다.
세상에는 아직 과학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인간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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