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남자에 빠져 3살 딸 폭염에 방치해 죽게 한 엄마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는 미혼모인 홍아무개씨(여·32)가 살고 있었다.

그는 2018년 딸을 출산하고 홀로 아이를 키워왔으며 한부모 가족이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홍씨는 미혼모 단체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아이를 양육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딸 A양(3)을 홀로 방치하기 시작했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끼리의 만남인 ‘번개모임’에 나가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2021년 7월21일 홍씨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3살 딸을 두고 혼자 외출했다. 방안에는 빵, 초코볼, 젤리, 어린이 음료 2개, 2리터 짜리 생수을 놓아뒀다. 당시 인천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돼 한낮 더위가 33도 이상 오르던 시기였다.

홍씨가 남자친구에게 빠져 있을 때 A양은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었다. 무더위 속 배고픔과 갈증, 더위를 이기지 못했고 결국 숨을 거뒀다. 이웃 주민들도 아이의 지속적인 울음소리를 들었다.


홍씨는 외출한 지 77시간 만인 24일 집에 돌아왔고, 죽어 있는 딸의 시신을 발견한다. 아이는 음료나 음식에는 손을 대지 못한 상태였다.

홍씨는 죽은 딸을 발견하고도 겁이나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아이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가 28일 다시 돌아왔다. 부패가 진행돼 냄새가 심했지만 홍씨는 다시 외출해 남자친구 집에서 숨어 지냈다.

8월7일 집에 들어온 홍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홍씨는 6월18일부터 7월24일 사이 딸이 숨지기 전까지 무려 26차례에 걸쳐 집안에 아이를 홀로 두고 상습적으로 방임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홍씨는 아동학대범죄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해 아동을 상습 방치해 숨지게 한 범행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아동에 대한 보호 및 의무를 저버린 이유 또한 남자친구와의 유흥을 즐기기 위한 것으로 범행 동기 등을 보더라도 참작할 사정이 없다면서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홍씨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하며,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 동안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생후) 38개월인 피해자는 간단한 단어와 짧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지만, 구체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었고, 대소변도 못 가려 기저귀를 찼다”며 “피해 아동은 폭염경보가 발효됐을 사건 발생 당시 생수병을 열어 물을 마시거나 잠긴 현관문을 스스로 열 능력이 없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만 기다리다가 더위와 갈증 속에 사망한 피해 아동이 겪었을 육체적 고통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딸의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홍씨에 대한 심리평가 보고서와 미혼모 지원단체 관계자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홍씨가 피해아동을 홀로 두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데는 낮은 지능(70 상당)과 미숙한 상황판단 능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됐다.


대법원은 “홍씨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여러사정들을 살펴보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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