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부인에게 자신과의 ‘불륜 고백’ 안 한다며 내연남 살해한 술집 종업원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는 A씨(여·35)가 종업원으로 일했다.

2020년 7월 유부남 B씨(44)는 A씨가 일하는 주점에 손님으로 갔다가 내연관계로 발전한다.

B씨는 자신이 유부남인 것을 밝히고 “아내와 이혼하려고 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아내와 이혼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륜 사실을 숨기며 A씨와의 은밀한 만남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A씨는 언제든지 자신과의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히며 잦은 말다툼을 벌여왔다.

2021년 5월 A씨와 B씨는 함께 3차까지 술을 마시고 서울 강남구 A씨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새벽 2시쯤 이들은 또다시 이혼문제로 크게 다툰다. 이후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그의 아내에게 전화한 후 내연관계를 폭로했다.

그녀는 스피커폰으로 “오빠 나랑 같이 있다”, “이혼하고 싶다며”, “내가 지어낸 이야기냐” 등의 말을 하며 B씨에게도 이런 사실을 고백하게 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A씨는 주방에 있던 흉기로 B씨의 가슴을 찔러 살해한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녀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해도 말다툼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나 흉기로 피해자를 찔러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별다른 방어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직후 피고인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살인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 수사가 개시되기 전 자발적으로 연락을 취한 점을 보면 이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가 먼저 공격해 자신 또한 가슴부위에 자창을 입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가슴 부위 자창은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에 자해로 인해 생긴 것”이라며 “피고인도 법정에서 당시 피해자에게서 위협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보면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 유족들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A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재범의 개연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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