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수영장 사고 후 3명 살리고 떠난 예비중학생 이기백군
부산에서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기백군(12)은 마음이 착하고 애교가 많던 아이였다. 한 살 터울의 누나와도 사이가 좋아서 친구처럼 자랐다.
2019년 2월17일 이군은 가족들과 함께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수영장에 놀러갔다. 한참 수영을 즐기다가 이군의 팔이 수영장 사다리 계단에 끼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얼마 후 이군은 물속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부모는 아들이 깨어나기만을 간절하게 기도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들의 상태는 점점 악화돼 갔다.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자 이별이 다가왔음을 현실로 받아들인다. 부모는 아들이 마지막 가는 길에 좋은 일을 하고 가자며 ‘장기기증’을 결정한다.
이군의 부모는 “12살의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가족에게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기백이가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더 무서운 일이다”면서 “100일 동안이나 기다려준 기백이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희망하기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6월5일 이군은 좌우 신장과 간을 또래 아이들에게 기증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이군의 어머니는 “키우는 동안 엄마를 웃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준 고마운 아들아, 끝까지 훌륭한 일을 해줘서 자랑스럽다. 언제나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해”라며 아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유족들은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아이가 아픔과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것을 지적하며 이런 아픔을 다른 가족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군은 예정대로라면 그해 3월에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입학식에 입고갈 교복을 맞추며 좋아했는데,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부모는 미처 입지 못한 아들의 교복을 입학 예정이었던 중학교에 기부했다.
한국장기기증원은 “착한 심성으로 애교가 많고 교우관계가 좋아서 부모님과 주변 사람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학생이었다”면서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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