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행세하며 4번 결혼하고 3번 사기쳐 노총각 울린 유부녀
인천에 살던 김아무개씨(남·41)는 자영업자로 꽤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2012년 2월, 지인 소개로 박아무개씨(여·35)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호감을 갖고 교제를 시작해 만남을 이어갔다. 이듬해 1월, 김씨는 박씨로부터 “나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결혼을 결심한다.
양가 부모의 상견례도 가졌다.
이후 두 사람은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박씨의 행동이 이상했다. 그녀는 “정신 질환을 앓는 언니의 자녀들이 유학을 갈 때까지만 뒷바라지를 해줘야 한다”며 김씨와 동거를 미뤘다.
그러면서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자신이 서울 강서구에 3억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아파트 중도금과 잔금 명목으로 김씨에게 1500만원을 받아냈다.
또 조카의 유학비용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고, 신용카드까지 받아내 사용했다.
그렇게 3개월이 흐른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박씨의 주민등록증을 보게 된다. 이때 본명이 아니라 가명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김씨는 박씨를 추궁해 이미 결혼해 남편과 딸(10)까지 있는 유부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박씨가 속인 것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본명으로 돼 있는 계좌와 딸의 계좌를 각각 이종사촌과 외사촌의 계좌, 남편의 계좌는 형부의 것으로 속여 김씨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챘다. 이런식으로 김씨가 뜯긴 돈은 약 1억원에 달했다.
그때서야 김씨는 박씨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사기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박씨는 영화 ‘화차’의 여주인공처럼 이름부터 모든 것이 가짜였고 거짓이었다.
임신했다는 박씨의 말도 가짜 초음파 사진을 이용한 거짓이었다. 상견례 때 자신의 친정부모라고 소개했던 중년남성과 여성은 역할 대행업체 직원이었다. 김씨가 유학비용까지 댔던 조카는 가상의 인물이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박씨는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다. 김씨는 박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또 한 번 놀라고 만다.
박씨가 자신 외에도 두 명의 남자와 사기결혼을 해서 총 3억여 원을 챙겼으며, 투자목적으로 돈을 빌려 갚지 않는 등 모두 5건의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박씨는 남편과 첫 결혼 후 세 번의 사기 결혼을 통해 모두 네 번 결혼하고, 이중 세 명이 사기결혼 피해자다. 결혼식에는 40여 명의 역할 대행업체 직원들이 동원됐다.

경찰은 박씨가 잠적하자 지명수배하고 뒤를 쫓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의 통화내역을 조회하고 이동 경로를 파악한 끝에 소재를 확인하고 검거할 수 있었다. 박씨는 범죄수익금 대부분을 생활비 마련과 빚청산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생활비 등이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 남편의 공모 여부를 조사했으나 오래전부터 별거중인 것으로 확인돼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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