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카사노바의 이 수법에 여성 12명이 당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윤아무개씨(남‧49)는 결혼해 딸 둘을 두고 있었다.
한때 화장지 대리점을 운영했으나 변변치 않아 접었다. 부인과도 사이가 나빠져 1999년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윤씨는 한동안 특별한 직업 없이 고시원과 찜질방 등을 전전했다. 돈이 필요했던 그는 일 해서 벌 생각은 안 하고 남들 등칠 궁리를 했다.
2008년 11월 어느 날 오후, 윤씨는 점퍼에 양복바지를 깔끔하게 차려입고 지하철 2호선 잠실역으로 나갔다. 그는 벤치에 앉아 연신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할 것 같은 여성이 지나가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얼마 후 옷차림이 평범하고 무거운 표정의 최아무개씨(여‧52)가 혼자 걸어가자 뒤를 따라갔다. 윤씨는 “잠깐만요”라고 말을 걸으며 최씨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저 모르시겠어요?”라며 재차 말을 걸었다.

최씨는 깔끔하고 선한 인상의 윤씨를 보고는 전에 자신이 일하던 가게 근처 주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씨가 경계심을 풀자 윤씨는 “시간되면 어디가서 차나 한 잔 하자”고 말했다.
이날 최씨는 윤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까지 알려줬다. 윤씨는 다음날 곧바로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다. 최씨를 불러내 밥을 사주면서 “전처가 바람을 피워 이혼했다”면서 “나한테 2층짜리 건물이 있다”는 거짓말로 환심을 샀다.
술까지 마신 최씨는 그날 밤 윤씨와 하룻밤을 보낸다.
이어 본색을 드러낸 윤씨. 그는 최씨에게 “금반지가 참 예쁘다”며 “잠깐 내가 한 번 끼어봐도 되겠냐”며 금반지를 껴보고는 “이 금반지와 차고 있는 목걸이를 가지고 커플링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씨가 의심없이 “그렇게 하자”고 한 뒤 연락을 끊고 사라진다. 최씨는 윤씨와 연락이 두절되자 그때서야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얼마 후 윤씨는 송파구에 있는 한 찜질방을 찾아간다. 취업준비생인 김아무개씨(여‧26)에게 접근해 이번에도 자신을 건물주라고 속이며, 친분을 쌓는다. 그는 김씨에게 “가게 하나 내주겠다”며 모텔로 유인해 성추행했다.
이어 “돈이 필요한데 건물 월세가 2~3일 후면 입금되니 그때 갚겠다”며 35만원을 빌린 후 이번에도 연락을 끊었다. 돈 벌이가 없던 취준생을 속여 ‘벼룩의 간’까지 빼먹은 셈이다.
윤씨에게 당한 여성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약 두 달 동안 무려 12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중 40대 이혼녀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 유부녀 3명, 20대 미혼 여성 1명이었다.

윤씨는 길거리에서 헌팅하는 수법을 썼다. 거주지와 가까운 2호선 잠실역과 8호선 송파역 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평범한 40대 여성이 나타나면 무작정 따라가 말을 걸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윤씨를 무시하고 지나갔지만, 10명 중 1명 꼴로 걸려들었다.
윤씨는 여성들과 저녁식사 후에는 노래방에 가서 친밀감을 쌓았다. 일부 여성들과는 첫 만남 당일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그는 두 번째 만남에서 여성들의 금품이나 현금을 노렸다. 손에 쥔 금품은 장물아비를 통해 현금화 했다. 윤씨는 한 가지 철칙이 있었는데, 여성들과 절대 3회 이상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씨는 키1m 70cm에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피해자들은 언변이 뛰어나고 재력가로 속인 윤씨에게 넘어왔다. 안정적인 생계수단이 절박했던 이혼녀들이 쉽게 걸려든 것도 이런 이유였다.
윤씨는 피해 여성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파렴치한 범죄행각도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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