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받고 격투기 시합 출전했다가 숨진 가난한 대학생
중국 쓰촨성 청두에는 명문 남서재경대학이 있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밍지아신(22)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는 돈이 될 만한 일을 찾다가 승패와 관계없이 240위안(약 3만 9000원)의 출전비를 지급하겠다는 격투기 코치의 제안을 받는다.
그는 망설이다가 코치의 설득에 넘어가 시합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밍지아신은 약 한달 간 격투기 훈련을 받고 ‘몬스터PWC’라는 경기에 투입됐다. 상대 선수는 왕하오란(19)이라는 11승 3KO 기록을 보유한 프로급 격투 선수였다.
왕은 밍보다 세 살 어렸지만 키 172㎝, 몸무게 57㎏으로 체급이 비슷하고, 실전 경력은 한참 앞서 있었다. 최소 4년간 무에타이를 연마했으며 태국 방콕 무에타이 챔피언십 우승 전력이 있었다.
이에 비해 밍지아신은 아마추어에도 끼지 못하는 초보 중의 초보였다. 한 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현실은 영화처럼 극적인 반전이 없었다.
2019년 11월30일 오후에 시합이 있었다. 밍은 두 주먹을 치켜들며 제법 호기롭게 링에 올랐지만 경기 시작 1분을 넘기지 못했다. 36초 만에 왕의 발에 복부를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경련을 일으킨 후 심정지 상태가 됐다.

경기장 내 의료진이 응급처치를 실시한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간과 신장 등 장기 손상이 심각한데다 출혈까지 있었다. 결국 생사를 오가다 3주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끝내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대회는 참가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문 선수부터 일반 회사원, 교사, 운전기사, 학생 등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사람이 시합에 출전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2개 조로 나눠 진행되는 경기는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체급과 경기 수준이 맞는 상대끼리 매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시합의 재미를 위해 무리한 진행도 일삼았다.
2016년 1월 40대 회사원도 사망한 링과 맞붙었던 왕 선수를 상대로 링에 올랐다가 KO패를 당했으며, 3분여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기도 했다.

밍의 형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3주간 병원 신세를 지며 최소 20만 위안(약 3317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우리 가족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하소연했다.
주최 측은 사고 14시간 만에 찾아와 겨우 사과를 전했다. 또 보상금으로 8만 위안(약 1326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병원비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밍을 경기에 참여시킨 코치는 한 번도 병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돈을 미끼로 가난한 대학생을 부추겨 시합에 내보낸 코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