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 무속인에 빠져 6개월 아들 살해 암매장한 엄마
부산에 살던 A씨(여‧38)는 2003년 4월쯤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A씨는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이런 동생에게 친언니는 교사 출신의 무속인인 B씨(여·57)를 소개해줬다. 큰 언니의 중학교 스승이었던 B씨는 신병을 앓게 되면서 교사직을 그만뒀다.
남편과 광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신내림을 받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의 점을 쳐주거나 기도해주는 등 무당일도 함께 했다. A씨는 B씨를 맹목적으로 따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방생 기도로 가족의 액운을 막을 수 있다는 B씨의 말에 속아 전국 사찰을 돌았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 가족이 더 큰 액운으로 고통 받는다”는 B씨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다.
그녀는 기도 자금을 대느라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갚을 능력이 없이 많은 대출을 받은 A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된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A씨는 2009년 B씨의 권유로 경북 경산에 있는 사찰 암자로 피신한다. 이곳은 B씨의 사촌동생인 승려 C씨가 있는 곳이었다.
A씨는 암자에서 생활하며 C씨와 눈이 맞았고 임신까지 하게 된다.
2010년 2월 A씨는 제왕절개로 아들을 낳았다. 아기는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 무속인 B씨는 아기를 퇴원시킬 것을 종용했다. A씨는 생후 17일 만에 아기를 퇴원시키고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도 거의 하지 않았다.
B씨는 방생 자금이 떨어지자 A씨가 있는 암자로 들어왔다. 그리고 “집안의 모든 액운이 너와 아기로 인해 발생해 몸을 태워 업장을 없애야 한다”며 두 달 동안 A씨의 온몸에 향불로 연비를 놓았다.
양쪽 어깨, 허벅지, 머리까지 연비를 한다며 향불로 지졌다. 이로 인해 A씨는 큰 화상을 입었고, 절에서도 일하지 못하게 됐다.

A씨는 부산 금정구에 있는 B씨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 자주 다툼이 일어나자 B씨는 “절에 기도하러 보냈는데 왜 애를 만들었느냐”고 화를 내면서 “액운이 사라지지 않아 아기에게도 연비 의식을 하겠다”고 했다.
B씨의 말에 따라 A씨는 같은 해 8월2일 B씨 집에서 귀신과 액운을 쫓는 의식을 시작한다. B씨는 6개월 된 아기 몸 곳곳에 향불로 지지는 학대행위를 했다.
A씨는 B씨의 행위를 막지 않았다.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아기를 외면한 채 벽을 바라보고 귀를 막을 뿐이었다.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아기는 다음 날 새벽 숨진 채 발견된다. A씨는 B씨와 함께 숨진 아기의 사체를 쇼핑백에 넣어 경북의 한 야산에서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붙여 훼손했다.
이후 7년 동안 이 사건은 비밀로 유지됐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A씨 아들이 살아 있다면 7살이 되는 2017년,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됐다.
관할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는 A씨 주소지로 취학 통지서를 보냈다. 취학 예비 소집일에 A씨 아들이 불참하자 학교 측은 경찰에 A씨 아들의 소재 확인을 요청하면서 사건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무녀 B씨는 2011년 지병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A씨는 아동복지법(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위반과 사체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이비 무속인인 B씨는 사망해 기소되지 않았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형량이 높다”며 항소했으나 2심도 원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6개월 된 아기를 보호·양육할 의무가 있음에도 몸에 향불을 놓은 종교 행위인 연비로 아기를 학대하고 치료하거나 보호하지 않았다”며 “시신까지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범인 A씨가 공범인 무녀의 사이비 종교관에 지배당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거나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 판결을 변경할 사정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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