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갑작스런 사고 후 5명 살리고 떠난 박선화씨


전북 전주시 삼천동에 살던 박선화씨(여‧45)는 남편과의 슬하에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였다. 그의 큰아들은 대구에서 군 복무 중이었고, 박씨는 4개월 후 제대하는 아들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2007년 12월17일 집에서 승용차를 몰고 나오던 박씨는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켰다. 운전대를 잡은 채 정신을 잃었고, 차는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농기계센터 사무실을 뚫고 들어갔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센터 있던 직원들이 급히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을 때 박씨는 승용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심장이 멎은 상태였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다행히 심장이 다시 뛰었으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병원으로 달려온 남편 김맹수씨(46‧산업잠수사)는 아내를 보고 눈앞이 캄캄했다. 평소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다 1년에 한 번 병원에 갈까 말까 했을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다음날 뇌 수술을 받은 박씨의 신경이 조금씩 살아나자 가족들은 한때 깨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사고 9일째인 12월26일 뇌사 판정을 받으면서 절망에 빠졌다. 의료진이 “깨어날 가망이 없으니 마음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에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차라리 꿈이길 바랐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남편 김씨는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하다가 자신이 “혹시 내가 나중에 사고를 당하면 장기는 기증하고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고 말하던 것을 떠올렸다. 

직업 특성상 바다에서 주로 생활하는 김씨는 워낙 위험한 일을 하는 터라 평소 가족을 모아 놓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했던 말이다. 

아내 역시 착하게 살았고 좋은 일을 많이 했으니 자신의 생각에 동의할 것으로 믿었다. 김씨는 이런 결심이 서자 두 아들에게 “엄마 가는 길에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하도록 해주고 싶다”며 장기기증을 하자고 제의했다. 

아들들도 아버지의 뜻에 동의했다.

이렇게 박씨는 양쪽 신장과 간을 기증하고 하늘나라의 천사가 됐다. 한쪽 신장은 전북대학교병원에서, 간과 나머지 한쪽 신장은 서울아산병원과 전주 예수병원에서 각각 만성 환자에게 이식됐다.

이로써 죽음의 문턱에서 고통받던 환자 3명이 박씨에게 새 생명을 선물받았다.


남편 김씨는 “그 사람도 하늘에서 엄마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고 장기 기증에 동의해준 두 아들을 대견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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