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죽이고 내연녀에 칼부림한 전직 교사의 분노
대구에 살던 A씨(58)는 중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하다 남편 B씨(59)를 만났다.
두 사람은 결혼 전 해외로 유학갈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은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A씨는 유학의 뜻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첫 아이 출산 후 시어머니가 손자 양육을 거절해 하는 수없이 교사까지 그만둬야 했다. “아이를 낳으면 돌봐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결국 A씨는 자신의 꿈과 안정적인 교사직까지 포기하고 오직 남편과 자녀들에게 헌신했다.
남편 B씨는 시아버지가 차려 준 주유소를 운영하다가 파산한 후에는 백수로 지냈다. A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파출부, 식당일, 신문배달원 등을 하며 가장의 역할까지 도맡아 했다.
그러다 2016년쯤 남편의 은밀한 비밀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B씨가 몰래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남편의 내연녀인 C씨(50대‧미용실 원장)에게 “관계를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C씨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남편 간수나 잘해라, 위자료 주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네”라며 조롱했다.
얼마 후 남편 B씨는 내연녀와 관계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A씨는 그 말을 믿고 남편을 용서했다.
2022년말 남편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고, A씨는 생애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1억원을 대출받아 건넸다.
그러나 남편과 내연녀는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계속 만나고 있었다. 2023년 6월 A씨는 남편이 내연녀와 스위스 여행을 가기 위해 1240만원을 결제한 사실을 알게 된다. A씨는 헤어진 줄 알았던 두 사람이 여전히 내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에 극심한 심리적 갈등을 겪는다. 당일 남편이 집에 들어와 A씨에게 “너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듣고는 치를 떨어야 했다.

A씨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같은 해 7월8일 오후 11시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술에 취해 귀가한 B씨를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다. 다음날 오전에는 내연녀 C씨까지 살해하기 위해 수성구의 한 미용실에 손님인 척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으나 저항에 부딪혀 미수에 그쳤다.
A씨는 범행 후 달아났다가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때 “남편도 죽였다”고 진술해 집에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A씨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결심공판에서 “제가 저지른 죄로 고통받는 분들께 죄송하다. 내려주시는 형벌에 참회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며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해 엄벌이 필요하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다만,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또다른)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두 아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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