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챔피언 경주마’까지 잡아먹은 굶주린 국민들

남미 베네수엘라의 경주마 ‘오션 베이’는 경마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다. 2013년에 태어난 이 경주마는 전국대회 통산 8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던 2016년에는 일명 ‘트리플 대회’라고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3대 경마대회 중 2개 대회에서 왕좌에 올랐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트리플 대회 싹쓸이는 따 놓은 당상이었다.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국민적 사랑을 받아 온 오션 베이.

수많은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2019년 은퇴했다. 이후 카라보주에 있는 한 마구간에서 지내며 경주마들의 훈련 보조 역할을 했다.

그런데 2020년 6월7일 밤 오션 베이가 갑자기 사라졌다. 말을 돌보며 함께 지내온 기수 라몬 모스케르가 다음 날 아침 일찍 마구간에 가보니 오션 베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인근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동안 오션 베이의 행방은 묘연했다.

그러다 실종 3일째인 6월10일 오션 베이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모스케르는 지인으로부터 영상 내용을 전해 듣고 한 달음에 달려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오션 베이는 죽임을 당해 몸이 해체된 상태였다. 모스케르는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동물을 납치해 잡아먹다니 내가 태어나고 자란 베네수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었다”며 절규했다.

최고의 경주마는 이렇게 굶주린 주민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에 베네수엘라 경마노동자협회는 공식성명을 내고 이런 국가 현실을 개탄했다. 협회는 “최고의 경주마를 잡아먹는 희대의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이제 베네수엘라는 동물까지 치안불안에 떨어야 하는 나라가 됐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1970~1980년대에는 남미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식량부족, 정치 혼란 등으로 최대 빈곤국가로 전락했다.

국민 90%가 빈곤 속에 살고 있으며, 이중 60%는 식량을 살 수 없어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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