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 활처럼 묶어 살해한 의붓 아버지
인천에 살던 신아무개씨(여‧25)는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 3형제를 낳았다. A군(5), B군(3), C군(2)이다.
그리고 2017년 이아무개씨(27)와 재혼했다. 신씨 부부는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았다. 이씨는 가정과 양육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등 주변에는 ‘아들 바보’로 소문이 나 있었다. 이웃들은 “‘항상 우리 아들 뭐 먹을래’ ‘우리 아들 뭐 할래’ 하면서 되게 예뻐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그는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밖에 나가면 자상한 아빠인 척 행동했지만, 집안에서는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는 폭군이었다.
2017년에는 의붓아들들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군과 B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으며 보육원에 맡겨졌다.
2019년 8월30일 이씨는 “죄를 뉘우쳤으니 아들들을 돌려달라”며 아동기관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2년6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씨는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학대는 더욱 악랄해졌다.
아이들은 같은해 9월12일 자정부터 또다시 악몽이 시작됐다. 이씨는 수시로 아이들을 폭행했고, 특히 큰아들인 A군에게 더 가혹했다. 자신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했다거나 동생을 괴롭혔다는 게 이유였다.
9월16일부터는 집 안 화장실에 성인 크기의 대형 개와 함께 감금한 채 폭행했다. A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마구 때렸다. 심지어 바닥에 내 던지고 1m 길이의 목검으로 내리쳤다.
9월19일까지 72시간 정도 이런 상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친모 신씨는 폭행을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남편에게 목검을 건네주고 A군의 동생들에게도 폭행 장면을 보도록 했다.
이씨가 외출하자 생명이 위태로운 A군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잠을 자거나 방에 누워 휴대전화만 만지작 거렸다. 이씨는 9월24일 오후 10시부터는 A군의 손발을 활처럼 휘게 뒤로 묶었다. 그런 다음 또 다시 폭행한 후 20시간 넘게 방치했다.
다음날 오후 A군이 움직이지 않자 이씨는 119에 “아이가 쓰러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의식이 없고, 맥박이 뛰지 않는 상태였다. A군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아동보호센터에서 집으로 돌아온 지 26일 만에 의붓아버지인 이씨에게 맞아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A군의 눈가와 팔다리 등에서 타박상을 발견한 구조대원들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는 경찰에서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아내를 감시할 목적으로 집안에 폐쇄회로(CC)TV 3대를 설치했다. 여기에는 이씨가 A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과 뜨개질용 털실로 묶고 목검으로 때리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씨가 목검으로 엉덩이를 마구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고 내던지거나 발로 걷어차는 모습도 있었다. 신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아들의 손과 발을 몸 뒤로 묶었다”며 “아들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진 채 20시간 넘게 묶여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A군의 직접적인 사인은 복부 손상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붓아들이 죽을지 몰랐다”고 했지만 경찰은 살인 혐의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검사는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형량을 더 높여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20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수강,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행위로 피해자는 신체 모든 부위에 문제가 생겨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복부의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며 “이씨는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치료하기는커녕 오히려 방치하고 음식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사망 당시 겨우 5살로서 신체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의사 표현이 부족한 아동이기에 성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도, 자신을 돌봐야 할 이씨의 행위로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다”며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어 5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 결과는 돌이키지 못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에 대한 폭행은 동생들이 있는 공간에서도 이뤄졌고, 동생들은 형의 처참한 죽음을 지켜봐야 했기에 동생들이 받을 정신적 충격과 성장과정에서의 혼란도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는 아이들의 계부로서 친부 정도의 애정을 베풀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에 재판부는 “모든 동기·양형조건 등을 참작했을 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2년은 가벼워 도저히 받을 수 없다”며 이를 파기하고 형을 올려 선고한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친모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