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노년이 행복하려면 꼭 필요한 10명의 친구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은 마치 깊은 산속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숨은 차오르지만, 곁에서 함께 걷는 사람만 있다면 그 길은 더 이상 외로운 고행이 아니라 아름다운 소풍이 됩니다.

흔히 노후 준비라고 하면 통장의 잔고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마음의 곳간을 채워주는 것은 사람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을 때 우리를 웃게 하고 삶을 지탱해 주는 친구들은 누구인지 살펴봤습니다.

1.어떠한 허물도 감싸주는 오랜 단짝
살다 보면 남들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할 부끄러운 일이나 속상한 사연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아무런 조건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등을 두드려주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젊은 시절의 치기 어린 모습부터 나이 들어 기운이 빠진 모습까지 모두 지켜본 이 친구는, 내가 굳이 멋진 옷을 입거나 잘난 체를 하지 않아도 나라는 사람 자체를 아껴줍니다. 이런 친구와 나누는 따뜻한 차 한 잔은 세상 그 어떤 보약보다 마음을 튼튼하게 만들어 줍니다.

2.몸과 마음을 깨우는 운동 동무
나이가 들수록 집 안에만 머물기 쉽지만, 밖으로 나가자고 손을 잡아끄는 친구가 있다면 삶에 활력이 생깁니다. 아침마다 동네 뒷산을 같이 오르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풀냄새를 맡는 친구는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과 같습니다.
혼자 하면 금방 실증 날 일도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기분 좋은 땀방울이 맺힙니다. 서로의 걸음걸이를 살펴주고 기운을 북돋워 주는 동무 덕분에 몸은 더 가벼워지고 마음에는 생기가 돕니다.

3.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어린 이웃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랫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도 큰 복입니다. 내가 살아온 세월의 지혜를 나누어 주는 대신, 그들에게서는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의 밝은 기운을 받다 보면 생각이 굳어지지 않고 말랑말랑해지며, 낯선 기계 사용법이나 새로운 놀이 문화를 배우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습니다.
나이에 갇히지 않고 세대를 넘어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들은 노년의 삶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 줍니다.


4.같은 것을 보고 즐기는 취미 친구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흙을 만지며 꽃을 가꾸는 친구는 일상을 풍성한 색깔로 채워줍니다. 똑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와는 긴 설명이 없어도 마음이 잘 통합니다. 오늘 피어난 꽃망울 하나에 같이 감탄하고, 서툰 솜씨로 만든 작품을 서로 칭찬해 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무언가에 푹 빠져 즐거워하는 순간만큼은 나이도 잊게 되며, 이런 친구와 함께라면 하루하루가 새로운 잔칫날처럼 느껴집니다.

5.가까운 곳에서 바로 달려오는 이웃 사촌
멀리 사는 자식이나 친척보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이웃 친구가 때로는 더 큰 힘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대문 앞을 쓸며 인사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먹는 이들은 나의 하루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몸이 갑자기 아프거나 도움이 손길이 필요할 때 망설임 없이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마음 한구석에 든든한 보험을 든 것과 같습니다. 스스럼없이 집 안으로 들여 따뜻한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이웃 친구는 노년의 외로움을 쫓아내는 가장 가까운 빛입니다.

6.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건강 길동무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마음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비슷한 아픔을 겪어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큰 위로를 얻습니다. 어느 병원이 친절한지,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은지 정보를 나누며 서로의 건강을 살피는 친구는 인생의 가파른 고개를 함께 넘는 훌륭한 동료입니다.
아픈 곳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으며 서로 “힘내자”고 격려하는 사이에는 끈끈한 정이 쌓이며, 덕분에 병을 이겨낼 용기도 생겨납니다.

7.언제든 함께 떠날 수 있는 나들이 동무
마음이 답답할 때 “바람 좀 쐬러 갈까?”라는 말 한마디에 흔쾌히 신발끈을 매는 친구가 있다면 그 인생은 참으로 즐겁습니다.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예쁜 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같이 기차를 타거나, 이름 없는 바닷가를 찾아가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삶의 무게는 한결 가벼워집니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옛 추억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나들이 친구는,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노년의 일상에 반짝이는 구슬을 수놓는 것과 같습니다.


8.책과 글을 통해 마음을 틔우는 공부 친구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함께 책을 읽거나 새로운 글자를 배우며 머리를 맞대는 친구는 정신을 맑게 깨워줍니다.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보고 새로 알게 된 사실에 아이처럼 기뻐하는 이들은 서로의 지혜를 키워주는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함께 글을 쓰고 다듬으며 인생의 기록을 남기다 보면, 지나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을 틔우는 공부 친구와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는 노년을 품위 있고 아름답게 가꾸어 줍니다.

9.말 한마디 없이도 편안한 침묵 동무
가끔은 구구절절 말을 늘어놓는 것조차 기운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곁에 앉아만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마음이 놓이는 친구가 있다면 참으로 큰 복입니다.
함께 찻잔을 기울이며 창밖의 풍경을 보거나, 각자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도 그 공간이 온기로 가득 차는 그런 사이 말입니다. 굳이 나를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내 마음의 결을 읽어주는 이 친구 덕분에, 요란하지 않아도 깊은 평온함을 느끼며 쉬어갈 수 있습니다.

10.해묵은 옛이야기를 보물처럼 나누는 고향 친구
어린 시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는 친구는 시간을 되돌려주는 마법사와 같습니다. 코흘리개 시절의 장난스러운 모습부터 고생하던 젊은 날의 기억까지 고스란히 공유하고 있는 이 친구와 있으면, 어느새 주름진 얼굴은 사라지고 마음은 다시 푸르던 그 시절로 돌아갑니다.
“그땐 그랬지” 하며 해묵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다 보면 슬픔은 반으로 줄고 기쁨은 배가 됩니다. 나의 뿌리와 역사를 함께 기억해 주는 고향 친구는 노년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행복한 노년은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습니다.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친구들은 삶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지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먼저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는 일입니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다정한 인사를 건넬 때, 나의 노년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웃음소리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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