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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겸 배우 정인아 스카이다이빙 사망사건

1980년에 태어났고, 본명은 ‘정혜경’이다.

정인아는 어려서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부모 몰래 이랜드 광고모델에 지원해 뽑히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패션모델로 활동하다가 연기를 배우기 위해 연극무대로 진출했다. <클로저>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대에 올랐다.

연극무대 역시 정인아에게는 준비의 시간이었고, 자신을 단련시키고 훈련시키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연극 무대에서 연기 공부할 때를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명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인 초록뱀미디어에 영입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혔다.

2008년에는 MBC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해 극중 윤대리(윤상현)의 동생 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당시 작가 이외수가 출연하면서 상당히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정인아는 배우로서 늦은 나이에 기회를 잡게 된 것으로 보였지만 문제가 생겼다. 사기사건에 휘말리며 돌연 방송을 중단하는 일이 생겼다. 10년 전쯤 섰던 보증이 문제가 돼 빚보증으로 17억원이라는 어이없는 빚을 지게 됐다.

이로 인해 3년간 채무소송에 시달렸다. 채권자들에게 협박당하고, 집에는 빨간 딱지가 붙고, 통장에 돈이 입금되면 그대로 빠져나가는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된다.

결국 소송 끝에 법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정인아는 배우로서 시작도 못해보고 꺾인 후였다.

그녀는 2012년 7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사연을 털어놨다.

방송 활동과 관련해 “그때는 채권자들 성화에 방송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소송 끝에 승소하고 마무리됐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 일 때문에 제대로 활동할 수도 없었다”며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된 이유는 “지인의 보증을 잘못 섰다. 믿었던 사람이었는데 나에게 계획적으로 사기를 쳤다. 나보다 어머니가 더 힘들어 하셨다. 3년 동안 소송을 진행하면서 방송활동을 병행할 수 없었다. 집에 빚쟁이들이 매일같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혹시 동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송을 접었다”고 말했다.

정인아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았다.

무대에서만 떠났을 뿐 쉬지 않았다. 빚보증 사기사건을 겪고 나서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를 하기 시작했다. 연기자의 꿈을 접고 SBS 골프채널 MC를 맡으며 운동, 골프 등에 힘을 쏟았다.

KBS 2TV <굿모닝 대한민국>에서 비만탈출 프로그램 몸짱 트레이너로 활약하기도 했다. 방송에 나온 그녀의 모습은 172cm 키, 적당하게 검게 그을린 피부, 그리고 늘씬한 몸매까지, 말 그대로 ‘몸짱’이 돼 있었다.

이후에도 필라테스, 요가 등의 자격증을 따서 뭘 하든 최선을 다하며 인생을 살아왔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니 복잡한 머리와 상처 받은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공중파 출연 요청이 오면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영화에 캐스팅되면서 연기자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정인아가 맡은 역에는 극중 스카이다이빙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녀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해당 신을 소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스카이다이빙학교에 입교해 교육을 받고 수료해 자격증을 받았다.

정인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촬영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려는 것인데 고생이라고 할 수 없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기에 기대가 무척 커요”라며 배역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015년 6월13일은 그녀에게 운명의 날이다.

정인아는 이날 오후 6시50분쯤, 전남 고흥군 고흥만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 동호회 회원 8명과 함께 경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 이게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다.

이후 그녀가 실종되면서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그리고 3일 후인 6월16일 오전 11시쯤, 고흥만 방조제 근처 해상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정인아는 발견 당시 낙하산에 얽혀 있었으며, 119구조대원들이 얽힌 낙하산을 제거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낙하산은 평소대로 펴졌으나 육지에 착지를 하지 못하고 수면으로 떨어지면서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시 안개가 꼈지만 스카이다이빙의 정식 운항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정인아는 이렇게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그녀의 나이 35세. 정인아의 미니홈피에는 스카이다이빙 연습 중인 모습이 마지막으로 게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런데 사망한 지 5년 후인 2020년 갑자기 정인아가 인터넷에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전 연예기자 출신인 유튜버 김용호(76년생)가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배우 정인아와 연인 사이였던 이근이 스카이다이빙 교육 중 사망 사고를 냈다”는 취지의 방송을 하면서다.

여기서 ‘이근’은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예비역 대위 이근(이하 이근 대위)을 말한다.

대체 정인아-이근-김용호, 이들 세 명은 어떤 관계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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