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카메라에 포착된 ‘가평 UFO 출몰’ 사건
1995년 9월4일 아침, 문화일보 사진부 회의시간. 사진부장은 김선규 기자(34)에게 ‘가을과 추석을 조화시킨 스케치물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오전 9시 김 기자는 회사를 나와 승용차에 카메라를 싣고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경기도 양평까지 달려가 지시받은 스케치가 가능한 곳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마땅한 그림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사이 정오를 넘기면서 마감시간이 다가왔고 김 기자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승용차를 몰아 37번 국도를 따라 가평 쪽으로 무작정 달렸다. 약 한 시간을 헤매다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의 한 마을에 도착한다. 그때 외발수레에 쌀을 싣고 가면서 힘겨워하는 한 노인과 마주쳤다. 김 기자는 노인의 수레 뒤를 밀어 집까지 가는데 도와줬다.
집에는 노인의 81세 동갑내기 아내가 마당 가득히 참깨를 널고 막 털려던 참이었다. 고풍스런 한옥집 앞마당에서 추석에 찾아올 자식들을 그리며 참깨를 터는 노부부의 모습. 말 그대로 ‘가을과 추석의 조화’였다.
노부부는 수레를 밀어 준 게 고마웠던지 흔쾌히 취재를 허락해줬다.
오후 2시40분쯤, 김 기자는 참깨를 터는 노 부부에게 카메라를 조준하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이때 오른쪽 지붕 위로 무언가 ‘번쩍’하면서 스쳐갔다. 김 기자는 본능적으로 한 번 더 셔터를 눌렀지만 이미 그것은 지나간 후였다. ‘이게 뭐였지’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린 김 기자.
그는 오후 5시쯤, 회사에 도착해 곧바로 필름을 현상해 데스크에게 넘겼다. 데스크는 이중 한 컷을 인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이 사진에 이상한 것이 찍혀 있었다. 원반같이 생긴 비행물체였다.
처음에는 필름 현상과정에서 잘못된 것인 줄 알고 확인해봤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때 김 기자의 머리에 번쩍 든 생각이 있었다. 사진 촬영할 때 강한 빛을 발하면서 사라졌던 그 물체.

김 기자는 이게 ‘UFO’(미확인비행물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한국우주환경연구소 조경철 박사를 찾아가 감정을 의뢰했다. 조 박사는 사진을 살펴본 후 UFO 사진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이 사진은 교차 검증을 위해 국내 UFO 전문가와 사진 전문가 등에게 전문 감정을 의뢰해 ‘진짜 UFO 사진’으로 인정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에 찍힌 UFO는 전형적인 돔형의 비행물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비행체 뒤부분에 나타난 검푸른 부분의 궤적은 비행기가 앞으로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내뿜는 분사체의 궤적이고 타원형의 물체 중앙부분에 있는 검은 부분은 비행체의 그림자라고 분석했다.

비행체위의 안테나 같이 생긴 것은 UFO의 윗부분에서 흔히 목격되는 베이퍼(vapor. 증기가 솟아오르는 모양)현상이라고도 했다.
국내 전문가 뿐 아니라 프랑스 국립항공우주국(CNES)의 UFO조사기구 등에 의뢰한 결과도 같게 나왔다. 영국 코닥필름 본사도 김 기자의 사진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렇게 철저한 검증을 거쳐 이 사진은 기자가 찍은 세계 최고 수준의 UFO 촬영 사진으로 기록됐다. 다만 사진에 찍힌 물체의 실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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