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상중’ 파라다이스그룹 사칭 사기결혼 피해 전말
1965년 9월1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 용문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 동기인 배우 차광수와 연극반에서 함께 활동했다. 한석규가 고교와 대학 1년 선배다.
1990년 연극 ‘아이 러브 빵’으로 데뷔한 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1994년 특채로 MBC에 발탁됐다. 이듬해 MBC 드라마 ‘제4공화국’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 역을 맡았다.
KBS 주말연속극 ‘목욕탕집 남자들'(1996)에서 고고한 독신주의자였던 목욕탕집 맏딸 김윤경(배종옥 분)과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는 노총각 강호준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1997)에서 여인숙을 소유한 정신지체 형 ‘기태’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김상중은 배우로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지만,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명성을 얻는다.
그는 2008년 3월1일부터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6대 진행자를 맡고 있다. 김상중의 스타일이 프로그램에 잘 녹여들면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특유의 카리스마와 지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많은 유행어도 탄생시켰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게다가 말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그를 한번 만나봐야 겠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해야할 때입니다” 등이 대표적이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그의 진행스타일을 패러디할 정도였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012년 SBS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김상중은 27살 때인 1991년 한 살 연상의 연극배우 오세정과 결혼했다. 둘은 대학시절 활동했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슬하에는 아들 하나를 뒀지만 결혼 9년 만인 2000년에 갈라선다. 이혼 이유로는 ‘성격 차이’ 정도만 공개됐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3년 김상중(당시 38세)이 재혼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상대는 국내 카지노 업계 대부인 파라다이스그룹 전락원 회장의 딸 전우경(37)으로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일년 전인 2002년 팔당댐 인근에서였다. 당시 김상중은 오토바이를 타다 한 스포츠카와 충돌할 뻔했는데, 그 차 주인인 전씨와 눈이 맞은 것이다. 전씨는 자신을 파라다이스그룹 2세라고 소개했고, 둘은 1년2개월의 열애 끝에 결혼하기에 이른다.
김상중은 11월28일 오후 6시 신라호텔 예식장을 잡고 청첩장을 인쇄했으며 당시 살고 있던 한남동 집까지 내놓는다.

그러나 얼마 후 김상중은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결혼 보도 이후 파라다이스그룹 측에서 “회장님 자제분 중에는 김상중과 결혼하기로 한 여성이 없다”며 “언론에서 거론된 ‘전우경’은 8살 짜리 손녀딸 이름’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전락원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었는데, 당시 두 딸 중 큰 딸은 미국에서 결혼생활 중이었고, 둘째 딸은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였다.
결혼식을 앞두고 전해진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김상중은 전씨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이에 전씨는 “나는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숨겨진 딸”이라고 밝힌다.
그녀는 또 “아버지인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외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건강이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했다. 조만간 신문을 통해 자신의 딸이 결혼할 것이라는 인터뷰를 할 것”이라며 “그 후에 우리는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하자”고 했다.
김상중은 전씨의 말에 설득돼 계속해서 결혼 준비를 이어간다. 하지만 결혼 날짜는 다가오는데 전씨의 말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김상중은 여기에 의심을 품고 전씨의 신원파악에 들어간다. 전씨는 강남구 도곡동 호화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에 산다며 동과 호수까지 알려줬는데 그 곳에 찾아가보니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심지어 휴대전화도 다른 사람의 명의였다.
김상중의 의심이 커지고 거짓으로 드러날 상황이 되자 전씨는 또 한 번 말을 바꾼다. 파라다이스그룹과는 상관없지만 국내 재벌그룹 회장의 딸은 맞다는 것이다. 호적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집안에 해결할 문제가 남아 있어 자세한 것은 지금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상중은 더 이상 전씨의 말을 믿지 않았고 결혼식 보름을 앞두고 결혼을 파기한다. 전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다 밝히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고는 슬그머니 잠적한다.

이렇게해서 재벌 사위가 되는 줄 알았던 김상중은 사기 결혼의 피해자로 전락한다.
사건 이후 김상중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강원도 산골로 들어가 한동안 마음을 추스려야만 했다.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데다 조용히 처리하고 싶은 생각에 전씨에 대한 법적 대응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씨의 진짜 이름 등 그녀의 정체는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이 사건은 김상중에게는 다시 거론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다. 하지만 이후에도 파라다이스그룹을 사칭한 결혼사기 사건이 계속되면서 그때마다 김상중이 소환됐다.
2018년 방송인 낸시랭과 결혼한 왕진진(본명 전준주)도 파라다이스그룹 전락원 선대회장의 혼외자라고 속였다. 여러 우려속에서도 낸시랭은 결혼을 강행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기결혼으로 밝혀진다.
2023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는 재벌3세와 재혼한다고 밝힌다. 남씨의 상대는 파라다이스그룹 전필립 회장의 장남인 전청조라고 했다. 하지만 전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밝혀졌다. 물론 파라다이스그룹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김상중, 낸시랭, 남현희 세사람은 모두 비슷한 레퍼토리에 속아넘어갔다.
사기꾼들이 내세운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 부산, 인천 등지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객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카지노와 호텔 기업이다.
현 전필립 회장의 아버지이자 선대회장인 고 전락원 창업주가 1972년 세운 파라다이스투자개발을 통해 카지노 사업권을 확보하고 복합 리조트로 영역을 확대했다. 아직 대기업군에는 들어가지 않은 중견그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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