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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젓가락 오래 사용하다 간암으로 줄줄이 사망한 4인 가족


우리는 매일 밥을 먹으며 식기를 입에 넣는다. 1년에 수천 번 이상 우리 입속으로 들어가는 젓가락과 숟가락은 사실 음식만큼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도구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음식의 신선도나 유통기한에는 까다로우면서도, 매일 쓰는 수저의 위생 상태에는 무심한 편이다. 설거지 후 물기가 제대로 마르지 않은 수저통, 오랫동안 써서 표면이 벗겨지거나 까맣게 변한 나무 젓가락을 그대로 방치하는 가정이 많다.

주방의 습기 속에서 방치된 식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곰팡이의 서식지가 되기 쉽다. 위생 관리가 소홀해진 식기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매 끼니 우리 몸속으로 독소를 밀어 넣는 통로로 변할 수 있다. 실제로 작은 나무 조각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한 가족의 운명이 바뀐 사건이 있다.

나무 틈새에 자리 잡은 독, 독성 물질의 정체

2013년 중국의 한 가정에서 일가족 4명이 차례로 간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한 집안에서 단기간에 여러 명이 같은 암으로 숨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보건 당국은 즉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고인들의 생활 환경과 식습관을 샅샅이 파헤치던 조사팀은 의외의 물건에 주목했다. 주방 한구석에 꽂혀 있던 오래된 나무젓가락이었다. 겉면이 까맣게 변하고 표면에 가느다란 금이 간 젓가락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곰팡이가 자라고 있었다.

중국의 한 가족이 열악한 환경에서 식사하는 모습(AI생성 이미지).

대체 나무 조각 하나가 어떻게 온 가족의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이 되었을까. 그리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식기는 정말 안전할까.


조사 결과 젓가락에서 발견된 곰팡이는 단순한 오염물질이 아니었다. 강력한 독소인 ‘아플라톡신’을 만들어내는 곰팡이류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이다. 사람이 이 물질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간 세포가 크게 손상된다. 결국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보통의 나무 자체는 독성 곰팡이가 자라기에 영양분이 부족하다. 문제는 나무 표면에 생긴 미세한 틈이었다. 설거지할 때 젓가락끼리 강하게 비비거나 오래 사용하다 보면 표면에 미세한 눈금이 생기고 결이 갈라진다.

이 가느다란 홈 속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간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낀 틈새는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습기가 잘 빠지지 않는 주방 환경까지 더해지면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게 세균을 퍼뜨린다. 이 가족은 곰팡이가 핀 나무젓가락을 수년간 계속 사용하면서 매일 조금씩 독소를 먹었던 셈이다.

사건이 알려진 뒤 많은 사람이 나무젓가락을 쓰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나무젓가락 하나만으로 일가족 전체가 간암에 걸려 사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치는 젓가락 표면에 남은 미량의 곰팡이 독소만으로는 한 가족 전체를 암에 걸리게 할 만큼의 치사량이 체내에 축적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당시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 전문가들도 젓가락이 ‘단독 범인’이라기보다는, 더 결정적인 원인이 따로 있었을 것으로 봤다. 바로 오염된 ‘음식물 자체’의 직접 섭취다.


아플라톡신은 주로 습한 환경에서 장기간 보관된 쌀, 옥수수, 견과류, 혹은 오염된 곡물로 짜낸 식용유 등에서 대량으로 증식한다. 이 가족은 곰팡이가 핀 곡류나 변질된 기름을 수개월, 수년에 걸쳐 먹었고, 이 과정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집단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사건은 식기를 함께 쓰고 생활 습관을 공유하는 가족 특성상, 바이러스가 식구 전체로 퍼졌고, 여기에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결정타를 날렸다고 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아플라톡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간암이 발생할 위험은 일반인보다 60배 이상 높아진다.

결국 B형 간염이라는 잠재적 위험 요소에, 오래된 나무젓가락에서 나온 독소가 오랜 시간 더해지면서 일가족의 간 건강을 무너뜨렸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

나무 젓가락.

“갈라지면 미련 없이 버려라” 전문가가 던진 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2024년 8월, 대만 린커우 장궁병원 임상독성학과 탄던쯔 수간호사가 홍콩의 한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과거 이 사건을 다시 언급하며 주방 식기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탄던쯔는 매일 쓰는 식기 관리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무나 대나무 재질로 된 식기는 습기에 약하다. 주방 세제로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겉면에 생긴 금을 통해 세제와 물이 안으로 침투한다. 내부까지 완전히 말리지 않으면 곰팡이는 며칠 만에 다시 번식한다.


그는 대나무 젓가락을 씻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대나무 젓가락은 세로 방향으로 결이 나 있는 경우가 많다. 수세미로 아무렇게나 문지르면 이물질이 결 사이에 오히려 끼어버린다. 반드시 결을 따라 위아래로 닦아내야 이물질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표면에 갈라짐이 생겼거나 색이 변했다면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나무 식기의 권장 사용 기간은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사이다.

식기를 고를 때 재질을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우리가 자주 쓰는 멜라민이나 플라스틱 재질 젓가락은 열에 매우 약하다.

100°C가 넘는 뜨거운 찌개나 국물에 플라스틱 젓가락을 오래 담가 두면 모양이 변형된다.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물질이 빠져나올 수 있다. 이런 성분들은 몸속에 들어가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준다.

그렇다면 가장 안전한 선택은 무엇일까. 전문가는 열에 강하고 변형이 없는 스테인리스 재질을 추천한다. 스테인리스는 물을 흡수하지 않는다.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없어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어렵다. 열탕 소독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위생 관리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소재다.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음식을 담고 날라주는 도구가 안전한지 돌아보는 일 역시 그에 못지않게 필요하다. 식탁 위에 놓인 작은 젓가락 하나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이 가족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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