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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둬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 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 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아두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이쁜 사랑도
지나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둬라

마음에 가두지 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둬라
물도 가두면 넘칠 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 내어 넘칠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 나는 꽃밭도
시들고 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둬라.

-이근대 <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중에서-


이근대 시인은 1990년 ‘심상’을 통해 등단했다. 위 시는 그의 시집 <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중 2부인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에 수록돼 있다.
시인은 ‘차가운 세상에 상처받은 마음들을 어루만져 주는 글’을 쓴다고 했다.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 따뜻한 위로가 절실할 때,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들어 작은 힘이 되고 용기를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전한다.
이 시를 읽는 당신에게도 시인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