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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서 잡힌 ‘사람 이빨’을 가진 희귀 물고기


브라질은 대륙 중앙에 자리 잡은 연방국가다. 전체 면적이 세계 5위에 달하며, 러시아 영토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넓은 땅을 자랑한다. 이 광활한 국토의 반을 차지하는 곳이 바로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이다. 이 울창한 숲과 그곳을 흐르는 거대한 강줄기 덕분에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희귀한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었다.

2024년 12월30일, 이 풍요로운 생태계의 나라 브라질에서 연말 분위기를 깨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파울라 모레이라는 가족들과 함께 브라질 남동부 에스피리투산토 주의 메아이페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여느 나들이객처럼 해변을 거닐던 모레이라는 인근 수산시장에 들러 저녁거리로 쓸 물고기 세 마리를 샀다.

저녁 식사 준비 중에 마주한 기괴한 생명체

가족들은 저녁 식사를 기대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모레이라가 생선을 칼로 다듬기 시작한 순간, 숙소 안은 비명과 함께 얼어붙었다.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 한 마리가 입을 벌리자, 그 안에서 상상도 못 한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입안에는 사람의 치아와 똑같은 모양을 한 이빨 수십 개가 윗니와 아랫니로 나뉘어 나란히 배열되어 있었다.

모레이라의 가족이 식사를 위해 지역 해변에서 구입한 물고기를 보여주고 있다. 가운데가 양머리 물고기다.

모레이라는 이 믿기지 않는 광경을 휴대전화 영상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 속 물고기의 앞니는 영락없이 사람의 대문니처럼 넓적했고, 안쪽에는 뭉툭한 어금니까지 돋아 있었다. 모레이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난감이나 모형이 아니라 실제 사람 치아처럼 생겨서 너무 무서웠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이후 가족들의 반응이다. 다른 가족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이 물고기에 마늘을 다져 넣고 소금을 뿌려 노릇하게 구웠다. 심지어 맛도 훌륭하다며 저녁 식사를 맛있게 마쳤다. 하지만 물고기와 눈이 마주치고 이빨까지 생생하게 본 모레이라는 도저히 숟가락을 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눈앞의 진수성찬을 두고 밤새 저녁을 굶어야 했다.

이 물고기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이 생명체는 입 모양이 양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양머리 물고기’라는 이름이 붙은 바다 물고기다. 몸길이는 보통 30센티미터(cm)에서 50센티미터(cm)까지 자라며, 무게는 많이 나가면 9킬로그램(kg)에 달하기도 한다. 주로 바위틈이나 부두의 기둥, 인공 암초 주변에 무리를 지어 산다.

생김새는 기이하지만, 이 이빨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없다. 이 물고기가 사람 모양의 이빨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먹고살기 위한 진화의 결과다. 양머리 물고기는 바위에 붙어 있는 게나 굴, 조개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진 생물들을 주식으로 삼는다.

껍질을 깨뜨리기 위해 이들의 이빨은 매우 특별하게 발달했다. 앞니로 바위에 붙은 조개를 뜯어내고, 입안 바닥과 천장까지 촘촘하게 박힌 단단한 어금니로 껍질을 통째로 으깨어 알맹이만 빼 먹는다.
해양 생물학자 주앙 가스파라니 박사는 “이들이 가진 강한 앞니와 어금니는 척박한 바다 환경에서 단단한 먹이를 효율적으로 먹기 위해 오랜 시간 진화해 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양머리 물고기’와 ‘파쿠’, 닮은꼴 물고기의 진실

사실 이 물고기가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8월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해안에서 한 낚시꾼이 4킬로그램(kg)짜리 양머리 물고기를 낚아 올려 화제가 되었다. 미국 연안에서는 낚시꾼들 사이에서 제법 자주 만나는 어종이며, 살이 단단하고 맛이 좋아 인기 있는 횟감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거 세계 뉴스에 보도된 ‘사람 이빨 물고기’ 기사 중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도 숨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4년 러시아 세베르나야드비나 강에서 잡힌 물고기다. 당시 언론들은 러시아의 차가운 민물에서 양머리 물고기가 잡혔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양머리 물고기는 짠 바닷물이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만 사는 해산어류이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미국서 낚시꾼에게 잡힌 양머리 물고기.

과학자들은 당시 러시아 강에서 잡힌 물고기가 양머리 물고기가 아니라 남미 아마존에 사는 민물고기 ‘파쿠’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파쿠 역시 사람과 똑 닮은 네모난 이빨을 가지고 있어 ‘인치어'(人齒魚)라는 똑같은 별명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던 파쿠를 러시아의 강에 몰래 버렸고, 이것이 낚이면서 어종이 와전된 것이다. 결국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인간의 방류가 오보를 만들어낸 셈이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진화의 신비에 불과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람의 이빨을 한 물고기를 마주하는 경험은 경이로움을 넘어 묘한 긴장감을 준다. 인간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바다 생물이 우리와 가장 닮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연의 설계가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보여준다.


모레이라가 차마 삼키지 못했던 그날 저녁의 생선구이는, 어쩌면 인간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우리에게 자연이 건넨 낯선 경고였을지도 모른다.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는 아직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혹은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생명의 비밀들이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숨을 죽인 채 물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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