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영화

애 쓰지 않아도 된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다.
여기서 포기해 버리고
도망가게 된다면 나는 이 상황에
굴복하게 되는 거고 결국 내가
패배하게 되는 거라면서
나를 더 구석으로 몰았고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언제부턴 가는
그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관계들
나를 지치게 하는 상황과
나를 아프게 하는 말들을
버티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 늘 그런 순간이 오면
더 이상 버티지 않고
그냥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런 관계라면 칼같이
끊어 버렸다.
경우의 수를 따져 가면서까지
나 자신을 혹사시키고
싶지 않았고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처럼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애쓰고 싶지 않았다.

인생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이상한 사람들과
나를 괴롭게 만드는 순간들을
더는 지키려고 하지말자.

그곳에서 빠져나오고 관계를
끊어 버리는 것은
내가 나약해서도 아니고
내가 굴복한 것도 아니다.

악취 나는 것들을 굳이 온몸으로
껴안는 사람이 없듯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을
더는 곁에 두지 않을 것이다.

-흔글(조성용) <타인을 안아주듯 나를 안았다> 중에서-


힘들어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기는 쉽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따뜻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말에 의미 없는 맞장구를 보태고 타인의 감정을 살피며 보낸 하루에 정작 ‘나’는 어디에 있는지 곱씹으면서. 빈껍데기 같다는 생각에 속상해하면서. 우리는 종종 내 마음에는 소홀한 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더 매달리곤 한다.
작가 흔글 역시 타인을 안아주는 것에 더 능숙했고, 때문에 속으로 삼킨 울음이 많았다. 그런 그가 타인의 마음을 더 신경 쓰느라 무관심했던 나의 날들을 돌아보라고 말해준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뒤늦은 깨달음이 되지 않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