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구만 반가워요’ 개그맨 조금산 사망사건
서울 경성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인하대 사회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1984년 KBS 개그콘테스트(공채 2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김미화, 김한국, 이봉원 등이 그의 동기다. 그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1986년 당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던 <유머1번지> ‘북청물장수’에 출연하면서다.
이 코너는 함경도 북청 지역에서 물장수를 하는 이봉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봉원, 장두석, 임미숙, 이경애, 조금산 등이 함께 했다.
특히 조금산은 나뭇가지처럼 호리호리한 체격에 말끔한 양복을 차려입고 등장했다. 그는 ‘조사장’ 역을 맡아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사람들을 골탕 먹이는 역할을 했다.
극중에서 조금산과 장두석은 악수를 하며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이때 조금산은 “반갑구먼 반갑습니다”로 인사를 하는데 이것이 그를 대표하는 유행어가 됐다.

조금산은 <쇼 비디오자키>에도 고정 출연하면서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활동영역을 넓혀 어린이 영화 <우뢰매6>, <슈퍼 홍길동> 등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개그계의 빠른 세대교체로 그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2002년 돌연 미국으로 떠나 LA 한인타운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홈쇼핑채널 쇼호스트로 제2의 인생을 펼치는 듯 했다.


그런 그가 현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8년 만인 2010년 귀국했다. 가족은 미국에 그대로 두고 자신만 홀로 귀국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다.
귀국 후에는 방송 활동과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며 재기를 노렸다. 2011년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출연해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와의 3각 관계 전말을 전했다. 자신이 좋아한다며 상담을 청한 김학래에게 배신당한 사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3년 일본 도쿄 아카사카 시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섬머 스노우> 무대에서는 그룹 유키스 멤버 수현 등과 호흡을 맞췄다.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에서 극중 주인공 덕선이 ‘반갑구만 반가워요’라는 유행어를 대사로 언급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2016년 3월 KBS 2TV <출발 드림팀 시즌2> ‘전설의 개그맨 vs 전설의 가수’ 특집에 출연했다. 이때 탈모로 인해 머리카락이 한 개도 없는 대머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8090 브라운관을 주름잡던 전설들의 빅매치에서 전설의 개그맨팀으로 최병서, 이경래, 이재포, 장용, 조문식, 심현섭과 함께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그것이 방송에서 마지막 모습이었다.
조금산은 국내 활동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에 하던 사업마저 실패해 그만 빚더미에 앉고 말았다. 이로 인해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2017년 7월5일 대부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날 밤 11시쯤 승용차를 운전해 대부도로 향한 조금산은 다음날인 5일 오전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차량에서는 번개탄 등이 발견됐고 타살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빚으로 인한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향년 54세였다.
개그맨 최형만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지, 안타깝다”며 씁쓸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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