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낚시꾼이 잡은 2.85m 초대형 메기 ‘기네스 세계 기록’ 갈아치웠다


낚시꾼들에게 이탈리아 북부를 흐르는 포(Po)강은 꿈의 무대다. 물길이 깊고 강폭이 넓어 온갖 큰 물고기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민물 생태계의 포식자로 불리는 유럽메기는 낚시꾼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최고의 대상이다.

23년 동안 메기를 낚아 온 베테랑 낚시꾼 알렉산드로 비안카르디(Alessandro Biancardi) 에게도 포강은 늘 설렘을 주는 장소였다. 유럽 전문 낚시팀 소속으로 수많은 강을 누볐지만, 그 역시 이날 일어날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강물 아래서 시작된 거친 요동… 낚싯대를 앗아갈 듯한 강력한 힘

2023년 5월31일, 알렉산드로는 혼자 작은 보트에 올라 포강의 얕은 수역으로 향했다. 평소처럼 물속 움직임을 살피며 낚싯줄을 던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초릿대가 강하게 아래로 꺾이며 낚싯대 전체가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손끝에 전달된 힘은 지금까지 느꼈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보트가 순식간에 끌려갈 정도로 거센 힘이었다. 알렉산드로는 곧바로 대형 메기임을 직감했다. 강 바닥에 바짝 엎드려 저항하는 메기와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릴을 감으면 물고기는 다시 수십 미터를 치고 나갔다. 혼자 보트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낚싯대를 지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낚싯줄이 터지거나 보트가 뒤집힐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손아귀에 쥐가 나고 팔이 마비될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그렇게 40분 동안 피 말리는 싸움이 계속됐다. 마침내 수면 위로 거대한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면 밖으로 나온 메기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어선 체구였다. 알렉산드로는 혼자 힘으로 메기를 보트 위로 올려놓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칫 물고기가 요동치면 보트가 뒤집히거나 메기가 상해를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낚싯줄을 잡은 채 천천히 물이 얕은 모래사장 쪽으로 보트를 이동시켰다. 얕은 물가에 이르러서야 겨우 메기를 물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숨을 고른 뒤 줄자로 길이를 측정한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기의 몸길이는 무려 285cm에 달했다.

이는 전 달인 4월, 독일 낚시꾼 2명이 같은 포강에서 세웠던 세계 기록 281cm보다 4cm 더 긴 수치였다. 국제게임낚시협회(IGFA)의 공식 인증 기준을 넘어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한 달 만에 세계 최장 길이 민물 메기 기록이 바뀌는 역사적 현장이다.

무게 측정 대신 방생을 선택한 이유

세계 기록을 경신한 직후, 주변 낚시 동료들은 무게도 함께 측정하자고 권유했다. 무게까지 확인된다면 길이와 무게 두 부문 모두에서 완벽한 세계 신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게를 재려면 메기를 들것이나 저울에 매달아 물 밖으로 완전히 끌어올려야 했다.

수백 kg에 달하는 거대한 민물고기는 물 밖에서 자신의 몸무게 때문에 내부 장기가 눌려 큰 부상을 입기 쉽다. 알렉산드로는 잠시 고민했다. 개인의 명예와 완벽한 기록을 위해서는 무게 측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주저 없이 무게 측정을 포기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정밀한 길이 측정 사진과 영상만을 빠르게 남겼다. 메기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몸에 계속 물을 얹어주며 신속하게 절차를 마쳤다. 그는 당시 “20년 넘게 포강의 메기들과 함께 살아왔다. 이 위대한 생명체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명예를 얻고 싶지는 않았다”는 뜻을 동료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인증 촬영이 끝나자 알렉산드로는 메기를 부드럽게 감싸 안고 다시 깊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메기의 지느러미를 잡고 천천히 호흡을 다듬어주자, 거대한 물고기는 잠시 그를 바라보듯 멈춰 서 있었다. 이내 강한 꼬리짓 한 번으로 물살을 갈라 포강의 어두운 깊은 곳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세계 기록이라는 거창한 이름표는 사진 몇 장과 줄자의 숫자로 남았다. 하지만 강을 지배하던 거대한 생명체는 아무런 상처 없이 자신이 살던 터전으로 안전하게 돌아갔다. 알렉산드로는 수면 위로 퍼져나가는 잔물결을 바라보며 조용히 보트에 올라탔다. 스포츠 낚시의 참된 의미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포강의 노을빛과 함께 여운으로 남아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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